그곳에 가면

경기도 농촌체험 마을 15곳

아기 달맞이 2010. 3. 29. 01:04

맛보고… 싸오고… "가족과 봄맞이 떠나요"
최소 하루 전 예약은 필수… 양평·연천은 '딸기 따기', 남부는 '봄나물 캐기' 한창

폭설이 내리고 황사가 덮쳐와도,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왔다. 도심 콘크리트 속에 파묻혀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문득 봄기운을 느낄 때, 우리의 마음은 벌써 도시를 벗어나고 있다. 각종 체험이 가능한 농촌체험마을들은 이러한 도시인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경기도는 봄철 농촌체험을 원하는 가족·연인·학교를 위해 농촌마을 15곳을 선정했다.

대부분의 마을이 늦어도 하루 전 예약해야 한다.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전후까지 운영되며, 프로그램당 1~3시간 정도 걸린다. 경기도농촌체험관광 홈페이지(kgtour.kr)를 참조한 뒤 미리 계획을 세워 예약할 때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미리 알려주면 좋다.

양평·연천에선 딸기 따기 한창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보릿고개마을은 배 곯던 옛시절의 '보릿고개'를 테마로 조성된 농촌체험마을이다. 이곳의 봄맞이 체험 프로그램의 대표선수는 '딸기 따기'. 비닐하우스 10개동에 딸기가 가득한데, 약 1시간 동안 마음껏 딸기를 따서 맛보는 것은 물론 직접 딴 딸기를 500g 한도 안에서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플라스틱 용기도 제공한다.

'보릿고개'가 테마인 만큼 먹을거리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이 풍부하다. 마을에서 제공하는 반죽으로 보리개떡, 호박개떡, 쑥개떡 등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추억의 간식을 만들 수 있다. 올해부터 트랙터를 개조해 어린이 기준으로 25명 정도 함께 탈 수 있는 '트랙터 마차' 체험도 시작한다. 40분 정도 비포장 마을길을 돌며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푸르내마을에서는 모종이식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하우스에 뿌려놓은 고추와 상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싹을 작은 화분에 옮겨 심은 뒤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행되는 당일 체험에 점심식사가 제공되고, 단호박 가루로 송편 만들기, 만두 만들기, 쑥개떡 만들기 체험이 있기 때문에 간식거리도 풍족하다. 딸기 따기 체험은 보릿고개마을과 마찬가지로 따는 동안 실컷 먹고 500g 정도는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지난해 봄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숯골마을의 동물농장에서 어린이들이 토끼에게 직접 풀을 먹이고 있다. 경기도는 봄철 농촌체험을 위해 농촌체험마을 15곳을 선정했다. / 숯골마을 제공

봄기운에 활동량을 늘리고 있는 동물들을 만나고 싶다면 포천시 관인면 탄동2리 숯골마을에 가보는 것도 좋다. 동물농장에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토끼 50여마리가 살고 있다. 마을에서 직접 풀을 뜯어 토끼 입에 넣어줄 수 있고, 손으로 직접 만지며 관찰할 기회도 있다. 염소 2마리와 칠면조·거위·닭 10여마리도 풀과 사료를 주는 체험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솔방울 공예와 숯비누 만들기 체험, 굴렁쇠, 제기차기, 자전거 등의 야외활동 등 선택하는 체험에 따라 하루 1만5000~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경기남부권은 봄나물 향내 가득

북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부권 농촌마을에선 봄나물 캐기 체험이 시작됐다. 이천시 설성면 수산리 정거장마을에서는 냉이와 민들레 캐기가 한창이다. 갓 캐낸 냉이로는 나물을 무쳐 직접 먹거나 가져가고, 민들레 잎으로는 마을에서 제공하는 양념에 버무려 김치를 담근다. 보쌈 등 다른 반찬거리와 함께 점심때 직접 캔 봄나물을 맛볼 수 있다.

정거장(井車場)마을에선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우물(井)과 탈거리(車) 체험도 가능하다. 수도꼭지의 편리함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겐 우물터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끌어올리거나 재래식 펌프를 사용하는 체험이 색다르게 느껴진다. 조랑말(4마리)을 타고 100m 정도 트랙이나 들꽃길을 산책할 수도 있다. 앞뒤로 2대가 연결되거나 유모차가 달려 있는 이색 자전거를 타보는 기회도 마련된다.

약 100m 높이의 마을 뒷동산에 집채만한 흰 바위가 있는 안성시 금광면 석하리 흰돌리마을에선 취나물·냉이·미나리·쑥·달래·민들레 등 다양한 봄나물의 생김새를 배우며 직접 캘 수 있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감자 심기 체험도 인기가 많다. 한 명당 씨감자 20~30개가 주어지는데, 감자의 성장·재배과정을 배운 뒤 30㎝ 간격으로 심는다. '내 감자'를 심은 곳엔 마을에서 제공하는 표지판을 꽂아 이름과 주소를 적어 놓으면, 마을 주민들이 감자를 캘 무렵 다시 연락해 준다.

젖소목장에서 300여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여주군 능서면 광대리 넓은들마을에선 마을주민이 새벽에 짠 우유로 우유두부를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송아지 먹이주기와 물레 만들기, 나무솟대 만들기, 꽃누름 체험 등도 마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