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이 미야케` 국내 첫 전시회 개막
관련사진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한ㆍ일간 문화가 자유롭게 교류하던 백제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세계적인 일본 브랜드와 한국의 보자기가 만나니 평화롭잖아요."
2002년 국내 런칭한 일본 패션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의 국내 첫 전시회가 10일 오후 6시 서울 신사동 일모(ILMO) 프레스룸에서 개막한다.
이세이 미야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디자이너 후지와라 다이의 2007-2009년 컬렉션 히스토리와 내년 봄ㆍ여름 시즌 작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아티스트인 이효재와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됐다.
후지와라 다이는 전시회 개막에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지난 10월 파리컬렉션에서 선보인 것으로 사각형 모양의 천을 이어 만든 옷과 액세서리들"이라며 "작품이 이효재 선생의 '보자기 아트'와 일맥상통해 공동작업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인디언 무늬와 터키 무늬를 비롯해 세계 각지의 고유문양을 활용해 만든 사각형 모양의 천 12종이 걸려 있었고, 이를 이용해 만든 옷과 신발 등 작품을 걸친 마네킹도 함께 자리를 잡았다.
그는 "이번 컬렉션의 제목은 '뉴스 믹스(NEWS MIX)'로 동서남북의 영어 머리글자를 모은 낱말 뉴스(NEWS)처럼 각지의 문양을 뒤섞으려 했다"며 "이번 전시도 한국과 일본 문화의 '믹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효재는 이번 전시에서 보자기와 후지와라 다이의 천을 가지고 숄더백과 토트백, 크로치백 등 여러 종류의 가방을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작업을 진행하면서 한ㆍ일 문화가 자유롭게 교류한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는 이효재는 "천 하나로 옷과 신발을 매듭지어 표현한 것이 놀라웠다"며 "한 공간에서 일하며 서로 다른 에너지를 느낀 것 같다"고 다이 후지와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지와라 다이 역시 "겨우 물 한 모금 마실 사이에 뛰어난 작품을 완성하는 이효재 선생의 작업이 경이로웠다"며 "작품이 이번 전시회와도 무척 잘 어우러진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는 약 10년 전부터 '옷감 한 조각'이라는 뜻의 에이폭(A-POC : A Piece Of Cloth) 라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번에도 보자기 모양의 천 한 장으로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를 묻자 후지와라 다이는 "대륙에 속한 한국의 한복은 '치마저고리'라는 말이 있듯이 두 개의 옷으로 이뤄진 '투피스'지만, 섬나라인 까닭에 필요한 물자를 구하기 힘든 일본의 기모노는 천 하나로 만든 '원피스'"라며 "일본 브랜드인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에도 그런 일본의 특성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다이는 "한국에서는 '이렇게 입는 게 세련된 것'이라는 식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 정해진 것 같다"며 "패션에서 다양한 여지를 많이 두는 일본에 비해 한국인들은 자신이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다고 느꼈다"며 한국과 일본 소비자들 사이의 차이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한국 패션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국의 패션은 이미 코스모폴리턴하고 글로벌하다"며 "한국의 브랜드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60-70년대 국가적인 어려움으로 출발이 늦었기 때문이지만, 앞으로 한국 브랜드의 세계화는 시간 문제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후지와라 다이와 이효재의 공동작업으로 진행된 이세이 미야케의 전시는 서울 신사동 일모 프레스룸에서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효재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잎 보자기 포장법 (0) | 2009.11.27 |
---|---|
보자기 동심결 묶는 법 - 동영상 (0) | 2009.11.26 |
보자기로 포장하는 방법 (0) | 2009.11.16 |
이효재, 그가 어울려 사는 비법 (0) | 2009.11.09 |
자연을 닮은 여인 효재선생님 (0) | 2009.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