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일 ‘사찰음식 대향연’ 조직위원장 맡은 봉녕사 묘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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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기본에 충실한 음식이라는 겁니다. 기본은 바로 자연이지요.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온 재료로 만들어 밥상에 올린 음식이 사찰음식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생을 하지 않고 만들었기에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음식입니다. 세상의 만물과 좋은 인연을 맺어 모두 함께 극락에 이르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은 음식이랄 수 있지요. 사찰음식을 절에서만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넓은 의미로 채식이면서 건강식이 사찰음식입니다.”
-사찰음식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찰음식은 마늘·부추·파 등 향이 강한 야채를 가리키는 오신채를 쓰지 않는 채식입니다. 불가에선 탐욕을 불러일으키는 탐심, 벌컥 화를 내는 진심(嗔心), 어리석은 마음인 치심(癡心)을 일컬어 인간 마음의 세 가지 독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뿌리가 되는 것이 오신채라고 보는 것이지요. 오신채를 멀리하면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기력도 보강됩니다. 채식만 하면 체력이 약해지고 힘이 안 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거나 뼈를 고아 먹어야 원기가 보충된다는 건 타성에 젖은 고정관념입니다. 저는 60년 넘도록 사찰음식만 먹어왔지만 건강합니다.”
-사찰음식이 건강에 좋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발효음식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음식 공양을 제대로 하는 사찰에선 장을 직접 담고, 절 주변에 나거나 직접 수확하는 채소를 중심으로 장아찌를 만듭니다. 소박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밥상인 셈이지요. 독초 빼고는 어떤 풀이든 다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산과 들의 들깨나 방아잎은 우리의 전통 허브인 셈입니다. 요즘엔 너무 호화롭게 먹는 경향이 오히려 독이 되는 거 같습니다. 또, 같은 재료라도 만드는 이에 따라 다양한 요리가 나올 수 있어요. 최근엔 오신채를 안 쓰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카레며 짬뽕과 같은 음식도 해먹곤 합니다. 세속 음식을 더 건강하게, 하지만 일반인들의 입맛에도 맞게 바꿔보고 있는 셈이지요.”
-성철 스님을 스승으로 모셨는데, 성철 스님과 사찰음식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면 들려주시지요.
“음식을 먹는 것은 수행의 기본입니다. 밥을 먹는 것은 나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짚어봄으로써 만물을 돌아보는 수행인 것이지요. 그렇기에 밥을 먹는 것을 공양(供養)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성철스님께선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셨습니다. 때론 전혀 불기를 쬐지 않은 음식, 생식만을 하시면서 수행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2009 대한민국 사찰음식 대향연’=한식 중에서도 사찰음식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화두로 삼은 행사다. 봉녕사와 이안전통문화연구원이 함께 주최하고 중앙m&b와 (재)아름지기가 주관한다.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체험의 장으로 마련된다. 국제세미나와 함께 준초이·정세영·임안나·문덕관·방문수 등 사진작가의 사진전, 이효재의 ‘의(衣)’ 퍼포먼스 그리고 피아니스트 임동창의 연주회가 행사를 풍성하게 꾸밀 예정이다.
◆묘엄 스님=성철 큰스님의 제자다. 비구니 가운데 유일하게 성철 스님으로부터 계를 받았다. 비구니에겐 교육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을 때부터 공부에 뜻을 두어 비구니 중 처음으로 전강(傳講:불교에서 경전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인정받는 것)을 받았다. 조계종 2대 종정을 지낸 청담스님의 딸이다. 그가 주지인 봉녕사는 사찰음식 대중화와 인연이 깊다. 사찰음식 책을 내고 식당 을 운영하는 선재스님·대안스님이 모두 봉녕사 승가대학 출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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