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내에 차를 나누면서 음악.그림 등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갤러리가 오픈됐다. 관악산 끝자락에 위치한 서울 봉천동 길상사(주지 묘행스님)는 지난 20일 ‘문화공간 지대방’ 개원식을 갖고 일반인에게 첫 공개했다.
“열린 공간으로 문화포교 중심 될 터”
옛 사찰 건축부재 그대로 사용 자연미 살려
첫 전시회는 법념스님의 ‘자수 야생화 전’
지대방은 길상사 한주 정위스님이 지난 2002년 현대적 도심사찰 길상사를 일신하고 남겨놓은 지하 1층 165㎡ 공간을 갤러리로 탈바꿈 시켜 놓은 곳. 앞으로 전시 뿐 아니라 세미나, 강연, 공연 등을 선보이는 문화 아지트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 봉천동 길상사에 문을 연 ‘문화공간 지대방’ 입구.
특히 문화공간 지대방은 지하 1층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고요하고 절제된 느낌을 살린 여백의 미를 중시하고 인공적이지 않으면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한껏 살린 것이 특징이다. 길상사 옛 건축부재를 사용해 찻상을 만들고 공간 장식을 꾸몄으며, 천 소재를 이용해 온화한 느낌을 강조했다.
정위스님은 “단독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사찰 주변 환경 때문에 문화공간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며 “이곳 특성을 고려해 해당 주민의 ‘친교와 화합의 장’으로 이곳이 많이 활용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역 내 문화 포교에도 적지 않는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번 갤러리 오픈과 동시에 개원기념 법념스님의 자수 전시회를 오는 7월4일까지 연다.
경주 흥륜사 주지 법념스님은 ‘자수 야생화 전(展)’을 통해 지난 2년간 오색 실로 틈틈이 수놓은 야생화 34점을 선보인다. 어성초, 구절초, 동백꽃, 금낭화, 제비꽃, 자귀나무꽃 등 자연 속에서 본 야생화들과 고추, 등나무, 싸리 등 시골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속적 소재가 고운 색실로 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이번 전시회 수익금은 불교학자들의 연구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현재 스님은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선학과 다도를 강의하고 있으면서 틈틈이 4년 전부터 자수를 한땀 한땀 수행하듯 놓아오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 20일 문을 연 ‘문화공간 지대방’서 길상사 주지 묘행스님과 개원기념 자수전을 여는 훙륜사 주지 법념스님(사진 오른쪽)이 작품 앞에 섰다.
법념스님은 “지역 내에 차와 음악, 미술을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이 생겨 반갑고, 이 공간에서 첫 전시회를 열게 되어 더욱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전시회와 문화공연이 열려 문화포교의 구심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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