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scTitle/좋은글

모든 부부는 위대하다

아기 달맞이 2009. 9. 6. 21:12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직두리 수원산 기슭에는 천연기념물 제460호로 지정된 부부송(夫婦松)이 있다. 수령이 300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부둥켜안아 마치 한 그루인 듯 보여 부부송이라 불린다. 특히 뿌리는 다르지만 가지가 붙어 한 나무처럼 자라는 나무를 '연리지(連理枝)'라 하는데 아주 진한 부부애의 상징이다.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이 이달 스무하루(2+1) 날이다. 여기 죽어서도 연리지 같은 부부들이 있다.

 

청각 장애를 지녔던 고(故)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은 생전에 먼저 떠난 아내 우향 박내현(1920~76)을 참으로 그리워했다. 운보는 더듬거리는 말로 "아! 아! 우향. 그때 내 심정은 내 목숨과 당신 목숨을 바꾸고 싶었소!"라고 절규하곤 했다. 운보는 귀먹고 가난하고 학벌도 없는 자신에게 지주의 딸이요, 최고학부를 나온 매력적인 인텔리가 아내가 되어준 것만으로도 한없이 고맙고 감사했다.

 

서양화가이자 홍익대 미대 학장을 지낸 이두식 교수는 결혼 30주년이 지난 며칠 후인 2002년 6월 17일 암으로 투병하던 부인 손혜경씨를 먼저 보내야 했다. 이 교수 부부는 서울예고 입학식날 버스 정류장에서 첫눈에 반한 동갑내기 고교 동창생이었다. 그들은 10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이 교수에게 부인 손씨는 절친한 친구이자 예술혼을 자극한 반려자였고, 또 엄격한 비평가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난했던 화가의 생활고를 견디고 억세게 살아낸 당차고 대범한 버팀목이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하지만 오래 가고 싶거든 함께 가라."

함께 가기 위해선 서로 속도를 맞춰야 한다.

 

양보해야 한다. 져줘야 한다.

이것이 부부로 사는 지혜요, 비결이다.

복닥거리며 둘이 하나로 살아낸다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만 참으로 위대한 것이다.

 

그래서 모든 부부는 위대하다.

 

부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