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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처럼’ 부부 금실 좋아지는 묘수

아기 달맞이 2009. 8. 19. 01:06

박상혜의 맛있는 수다

며칠간 양재동 꽃시장과 강남고속터미널 꽃시장을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나무 한 개를 찾기 위해서였다.

며칠간이나 허비하며 나무 시장과 꽃시장을 정신없이 돌아다닌 것은 바로 자귀나무 때문이었다. 결혼하는 후배가 꼭 자귀나무를 선물해 달라고 해서다.

웬만하면 예쁜 그릇이나, 아니면 보통 축의금을 전달하는 것이 여자 후배나 친구들에게 관례인데, 이 놈이 글쎄 꼭 자귀나무를 선물로 받고 싶다니 어쩔 수 없이 발품을 판 것이다. 그렇다고 큰 나무를 해줄 수는 없는 일이고 조그만 분재를 구하려다 보니 더 어려웠다.

그런데 이놈의 자귀나무가 무엇인가 했더니 '부부 금실 좋아지게 해주는 나무' 란다. 예로부터 부부 금실 좋아지게 하는데는 원앙이니 옥가락지 등이 효과가 있다해서 언약식이나 결혼식할 때 많이 주고 받았는데 자귀나무는 처음 듣는 말이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갑자기 자귀나무가 궁금해졌다. 이름의 의미부터가 생소했다. 자귀나무는 낮에는 떨어져 있다가도 밤이 되면 어김없이 양쪽으로 마주 난 잎을 서로 맞대고 서로 부비면서 잠을 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잎이 마주보며 짝을 이루는 모양을 우리 말로 '자귀난다'고 한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에 아내가 남편에게 팔베개를 해 달라고 하면 질색하는 것이 보통인데, 글쎄 나무란 것이 어째서 그런 금실을 자랑하는지 기가 막혔다. 하지만 내심 부럽기도 했다.

신혼부부들은 물론 금실이 안 좋은 부부들은 침실에 자귀나무를 들여놓으면 자연스럽게 금실이 좋아진다고 해 아는 사람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합환목, 합혼수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단다. 또 자귀나무는 어떤 나무의 잎을 세어보아도 모두가 짝수이고 또 작은 잎이 큰 잎에 매달린 것이 여우같은 마누라가 늑대 같은 신랑에게 사랑해달라고 매달린 것과 같은 모양이란다.

그럼 실제로 부부 금실이 좋아지려면 어떤 방법과 묘수가 있을까. 별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남편과 아내 모두 이것만은 지키면 부부 금실이 자귀나무 없이도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자주 칭찬을 해주자는 것이다. ‘부부 사랑은 배우자의 칭찬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아침에 일어나 "당신 넘 멋져요." "자기 사랑이 있기에 난 행복해요."라고 서로에 대한 칭찬을 입버릇처럼 해주자.

또 계절마다 한 번 이상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기념일을 기억하는 것도 잊지 말자. 한번에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기념일에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시내고 열정적인 섹스로 연결이 되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도 확신할 수가 있다.

한 가지 더. 상대가 애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항상 대하자. 상대를 애인처럼 여기게 되면 항상 신선하고 새롭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잊지 않을 수 있다.

배우자는 평생 애인이다. 부부 금실도 별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관심이다. 난 오늘 동대문에 가는 전철에 몸을 실기로 했다. 평생 애인과 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까실한 지지미 옷감을 사서 커플 잠옷을 만들려고 한다. 잠옷도 필요없는 우리이지만 그래도 좀 더 색다른 여름밤을 보내기 위해.

■ 박상혜는?
혜전대학 호텔조리 계열 외래교수. 사찰음식 연구소 ‘공양간’ 소장. 저서로는 ‘5000원으로 집에서 만들어 먹는 사찰 음식’ ‘대한민국 생활중심 김치 백서’ ‘야한 요리 맛있는 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