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한식의 정수, 한정식

아기 달맞이 2009. 5. 27. 01:32


한정식은 한식의 정수다.
오래 묵힌 장맛을 기본으로 ‘어머니의 손맛’이 깃든 음식을 ‘특별한 날에 장만해 특별한 사람과 함께 먹는 별식’이 한정식이다.

음식업계에서는 한정식 집을 운영하는 오너를 ‘종합예술가’라 칭한다.
단순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을 내놓는 예술가라는 경이가 담겨져 있다.
“힘들고 피곤하지만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만큼은 어떤 영감에 빠져든다”는
진주 ‘아리랑’ 이소산(56) 씨의 말이 가식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요즘 한정식은 몇가지 변화가 감지된다.
가장 큰 변화는 ‘서울 스타일’이 전국 한정식의 주류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때 상다리가 부러질 듯 차려내는 전라도 음식이 한정식의 대표로 여겨졌다.
바다·들·산에서 나는 풍부한 재료를 바탕으로 ‘쨍한’ 맛을 내는 전라도 음식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반면, 요즘은 서울식이 대세다.
서민들이 먹던 음식이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이어져온 서울 사대문 안 음식, 곧 반가의 음식을 뜻한다.
반가 음식이란 궁중음식과 일맥상통한다. 양반가는 수시로 왕가와 사돈을 맺었다.

안양과학대 호텔 조리과 임경려 교수는 “궁과 사돈을 맺은 친인척 간에 음식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궁중음식이 민가에 자리잡게 됐다”고 말한다.

전라도·경상도를 비롯해 전국에 궁중음식이 퍼져나간 것은 대략 1990년대부터다.
‘궁중음식연구원’(한복려),·‘한국전통음식연구소’(윤숙자)가 한식 조리의 2대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으면서,
전국의 유명 한정식 사장들이 이 곳에서 음식을 배우기 시작한 시기다.

1991년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음식을 배운 목포 ‘옥정’의 손성애 사장은 “궁중 음식은 가장 특별한 음식으로 대접받기 때문에
전라도 한정식에 이를 접목했다”고 말한다.


특히 2003년 드라마 <대장금> 이후 궁중음식은 한정식의 주류로 등장한다.
단품 메뉴는 구절판·신선로·너비아니 등이 대표적이다.
궁중 음식은 대체로 간이 싱겁다. 이는 ‘슴슴한 맛’으로 표현되는 서울의 가정식과 통한다.

한복려(궁중음식 무형문화재) 씨의 궁중음식 이수자인 홍순조 씨는 “간을 세게 하지 않은 슴슴한 맛은 서울 사대문 안 음식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말한다.

한세기 전까지 양반가에 전해졌던 슴슴한 맛은 최근 건강을 우선으로 치는 세태에서 다시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요즘 한정식은 양으로 승부하려 않는다.

전주 ‘궁’의 유인자(57) 씨는 “예약할 당시부터 ‘양을 적게 해달라’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즐거운 요리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아찌 잘 담는 방법  (0) 2009.05.29
우리몸에 좋은 더덕...   (0) 2009.05.28
연근김치   (0) 2009.05.25
직접만드는 어묵(퍼온글)  (0) 2009.05.23
위염을 잡는 요리   (0) 2009.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