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황제내경(皇帝內經)》의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에 보면, '해가 긴 여름에 나가서 지내는 것을 싫어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여름에 땀과 더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다음 계절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가르침이 있다.
여름은 더운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자연에 대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이다. 땀이 나는데 에어컨이 켜진 곳으로 갑자기 뛰어들어 찬바람을 쐬면 땀구멍이 콱 쪼그라들고, 우리 몸의 체온조절장치는 당황하게 된다. 기껏 땀을 내보내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했는데 갑자기 그 작동이 급정거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체온조절능력이 저하되어 냉방병이라 불리는 여름 감기에 걸린다. 개도 안 걸린다는….
사실 어지간한 더위는 선풍기만으로 견딜 수 있다. 하지만 꼭 에어컨을 켜야 한다면, 실내외 온도차가 5도 미만이 되도록 온도를 설정하자. 즉 한여름 이라면 25도 정도로 맞춰 두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한두 시간에 한 번씩은 5분 이상 창을 열어 환기시키고, 2주에 한 번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자.
에어컨을 관리할 입장이 아니라면, 자기 몸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첫째, 무더운 바깥에서 지내다가 에어컨이 켜진 실내로 들어갈 때는 반드시 복도 같은 곳에서 단계적으로 온도에 적응하며 몸을 식힌 뒤 들어가자.
둘째, 가벼운 긴소매 옷을 갖고 다니다가 주변의 온도가 너무 낮게 느껴진다 싶으면 꺼내 입자. 요즘은 차 안이나, 백화점, 은행 같은 곳에서 과도하게 냉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셋째, 근육은 차가운 바람에 수축, 긴장되기 쉽다. 틈틈이 일어나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를 하자. 특히 목 운동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넷째, 에어컨을 등지고 앉아 뒷목과 뒤통수로 찬바람을 맞지 말자. 이 부위에는 풍지(風池), 풍부(風府) 등 바람에 민감한 경혈점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곳을 공격당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다섯째, 평상시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똑같은 환경에서 생활해도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면서 정기(正氣)를 튼튼하게 하면 감기 바이러스가 덤벼도 끄떡없게 된다.
필자 : 이재성님 한의사
'지혜의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도 자도 자꾸 졸리다? 혹시… (0) | 2009.04.25 |
---|---|
색채의 미 (0) | 2009.04.22 |
방 안에 꽃병 하나 (0) | 2009.04.17 |
시트만 바꿔도 ‘왕비 침실’ (0) | 2009.04.17 |
딸기 `크면 달다`는 편견…맛있는 딸기, 참외 고르는 법 (0) | 2009.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