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생태공원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추고 있다.
생태적 요소를 주제로 한 관찰, 학습 측면에서 : 자연관찰 및 학습을 위하여 공원녹지를 생태적으로 복원, 보전하며 이용자들에게 식물, 동물, 곤충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성장, 활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제공된 장소, 즉 생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접근, 관찰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원을 말한다.
생태원리에 입각한 조성측면에서 : 도시 속에 야생생물의 서식처를 도입하되, 생태계 질서(종다양성, 생태적 건전성, 지속가능성 등)에 의해 스스로 유지되도록 조성된 공원으로 건강한 야생경관을 도입하고, 최소에너지 투입에 의해 유지관리가 가능하도록 조성된 공원으로 타 공원에 비해 생태환경적인 면에 비교우위성과 존재가치를 두고 조성된 공원을 말한다.
<생태공원내 도입기능>
다양한 소생물권 (Micro Bio-tope) 형성 : 생물유기체(Bio-coenosis)가 비교적 안정한 상태로 살아가는 장소(tope)로 국지적 환경(Micro environment)변화에 의한 다양한 소생물 서식을 유도한다.
서식처 (Habitat) 보호 : 다양한 소생물권(Micro-bio-tope)들이 Network를 형성하여 생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일정지역을 보호, 관리하며 서식생물종의 번식 및 생활환경을 보호함으로써 생태적으로 건강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자연관찰활동공간 제공 : 생태적으로 안정된 장소에서 자연환경기작((Eco-system)을 관찰,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공간이므로, 생태적 교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제한된 관찰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정보제공 및 해설 : 모니터링에 의한 관찰결과, 생태공원에 대한 정확한 내용전달 등을 위한 자료를 축적하여 학습, 이해증진을 위한 자연 생태계 해설 기능을 가진다.
자연복원 연구 및 전파 :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방법, 기술, 연구 등의 학술적 작업으로 생태공원 조성시 소재 공급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생태공원 조성이론>
생물학적 다양성(Biological Diversity) : 유전자, 종, 소생물권 등의 다양성을 의미하며 생물학적 다양성과 생태적 안정성은 비례한다.
생태적 건전성(Ecological Soundness) : 생태계내 자체 생산성을 유지함으로써 건전성이 확보되며, 지속적으로 생물자원 이용이 가능하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 생물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전, 재생하여 생태적으로 영속성을 유지한다.
최소의 에너지 투입 : 자연순환계를 형성하여 인위적인 에너지 투입을 최소화
이런 생태공원의 관점에서 선유도 공원은 몇 가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존에 있던 정수장의 여러 시설들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태공원이 갖는 최소한의 에너지 투입이라는 원칙이나 소재의 생태계 내에서의 활용 등을 잘 지켰다고 볼 수 있다.
아마 개발독재시대 같았으면 철저하게 파괴하고 다시 건설하는 형태를 취하지 않았을까?
선유도 공원은 정수장의 기존 시설을 적절히 사용하거나 변형하여 "물"이라는 주제로 환경물놀이장, 수생습지원, 농축장을 활용한 원형소극장 등 특색있는 공원을 만들었다. 정수장의 파이프라인이나 도수로를 아이들의 놀이공간이나 습지의 형태로 꾸며놓았고, 관리사무소 같은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기존의 건물 구조를 새롭게 재구성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벽과 기둥 등의 여러 가지를 활용하여 심미적 가치를 높인 조형물로 바꿔 놓았다. 또한 거기에다 각종 야생화나 수생식물 등 우리 고유의 식물을 식재하여 자연친화력을 키우는 교육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한 점도 돋보인다. 공원 내에 사용된 각종 소재도 비싸거나 화려한 것을 피함으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듯이 보였다. 특히 진입교량인 보행자 전용다리인 선유교는 원목을 사용하고 중앙 부분을 높여서 탁트인 조망과 소음 방지를 위한 유리 방음벽과 인동덩굴의 식재 등 상당한 환경적인 고려가 돋보였다. 프랑스의 권유에 따라서 프랑스건축가가 설계한 것이 아쉽지만......
아마 우리 나라 공원 중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개념이 많이 사용되어지고 그래서 관람객도 무척 많이 몰리고 있으며 대단한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과연 선유도 공원은 생태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공원인가? 불행하게도 아니라는 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생태주의적 관점보다는 여전히 인간중심적 사고에 의해서 조금은 잘 건설된 공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물"을 주제로 수생습지원 등을 만들 때 생태계의 순환을 고려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습지에서 생활하는 잠자리 유충, 물방개, 우렁, 송사리, 미꾸라지, 버들붕어, 개구리 등 수서곤충이나 수생동물을 살게 만들어서 온전한 생태계를 이룰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만일 한강에서 개구리 우는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선유도 주변의 습지라도 잘 보존하여 자연형 습지에 가깝게 복원하면 좋을 듯한데...... 또한, 시멘트로 포장된 보행통로도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을까?...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겸재 정선이 그린 그림에 남아있는 해발 40미터의 선유봉을 포함하여 두 개의 봉우리와 백사장이 있는 선유도, 선유도 공원에서 만난 선유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할아버지의 추억에 남아 있는 선유도를 그대로 보존하기만 했더라도 얼마나 좋을까? 아마 도심 속에 남아있는 세계적으로 환상적인 생태공원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환경은 한번 파괴되면 복구가 어렵다는 점에서 새만금 간척사업도 선유도의 경우처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혹시 황금알을 낳는 갯벌이라는 닭을 욕심 때문에 죽이는 행위가 아닌지.
선유도 공원이 생태공원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에 대한 더욱 세심한 배려와 생태계를 고려한 적절한 입장객의 유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인간중심주의에서 생태중심주의로 과감한 발상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태계를 고려하여 철새의 산란기에는 입산을 통제하는 하와이국립공원의 경우는 좋은 예가 될 듯하다.
글출처 : 논색교육 2002년 여름호 제36호/안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