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공기 가득한 선마을의 아침, 요즘 들어 부쩍 풀잎 위에 맺힌 서리를 자주 보게 됩니다. 아직은 서늘한 아침이지만, 이제 곧 차가운 공기에 오스스 소름이 돋을 것이며 마을 앞 강물은 말라 얼음이 서걱서걱 대겠지요.
옷 사이를 스며드는 한기도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올 겨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겨울의 문턱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잔뜩 긴장한 몸으로 세상과 담을 치고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추위가 침범하지 못하게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고, 열을 간직하기 위해 잔뜩 웅크린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겨울이 바로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해마다 추위가 더 길어지고 심해져서, 벌써부터 두꺼운 패딩과 난로, 전기장판 등을 구입하느라 주부들이 분주해집니다.
혹독한 추위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입니다. 먼저 몸의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추위에 놓인 우리 몸은 소화도 잘 되지 않고, 신진대사도 느려지고, 혈액순환도 잘 안됩니다. 지독한 독감을 앓을 수도 있습니다. 기력이 떨어진 몸이 본래의 생명력을 복원하기 위해 콜록거리며 열을 뿜어내는 것이죠. 춥다고 외부와 담을 쌓고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면서 잘 움직이지 않다 보니 근육은 줄어들어 쉽게 몸이 뭉치고, 탄력 있던 몸매는 축 처지기 일쑤입니다.
마음에도 그늘이 드리워집니다. 길고 어두운 겨울 밤이 반복되면 마음은 쉽게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집니다.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숙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하고, 세로토닌이 감소해 쉽게 피로해지는 생물학적 원리에 따른 것입니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선 옴짝달싹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이쯤 되면 "추위에 이렇게까지 지배당해야 하나?"라며 좀 억울한 생각도 드실 겁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이 지긋지긋한 추위란 놈을 잘 다루거나 맞서서 극복하는 수 밖에 말이죠.
그렇다면, 이 추위와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가장 건강한 방법은 추위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피부라는 갑옷을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햇빛이 내려 쬐고, 적당히 기온이 오른 시간, 옷을 단단하게 입고, 산책이나 조깅을 합니다. 맑고 찬 공기를 폐 깊숙이 마시면 혈관과 세포에 있던 각종 독소들이 빠져나갑니다. 추위에 몸이 떨릴 때 추위와 맞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얼마 후 온몸이 후끈거릴 것입니다. 기분도 상쾌해지고, 몸과 정신을 휘감던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운은 온데간데 없어질 겁니다. 이러한 행동들을 반복하게 되면 몸에 비축된 내장지방이 연소되면서 몸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추위를 극복했다는 것을 넘어 즐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묘한 쾌감이 밀려올 것입니다.
대결은 정정당당하게 합니다. 요새는 겨울을 뜨거운 난방기구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여름처럼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인간의 몸은 과잉보호하면 오히려 약해집니다. 우리 몸은 추위를 느끼면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게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저항력이 강해지는데, 인공적인 열로 몸을 데우면 몸은 저항력을 기를 기회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은 이열치한의 요령도 부려 봅시다. 이런 이유로 겨울철 많은 사람들이 스파, 온천을 찾습니다. 이는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중온탕 목욕을 하면, 10분만 담그고 있어도 체온이 1분 올라갑니다. 느긋하게 휴식하면 교감신경 흥분이 가라앉고 부교감신경 우위가 되면서 체온이 올라갑니다. 교감신경의 흥분은 유쾌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을 한층 생기 있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추위가 주는 풍경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도 좋습니다. 겨울에는 추위를 피해 꼭꼭 숨은 사람들 때문인지 밖은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겨울 산에 올라가면 이 풍경은 더욱 극대화됩니다. 한껏 물이 오른 생명들이 절정의 푸르름을 떨쳐 보이는 여름 산과 달리, 겨울 산에는 잎을 떨구고 수분을 빼앗긴 버석버석한 나뭇가지들이며 기나긴 겨울잠에 들어간 짐승들이 혹한에도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습니다. 적막하고 고요한 겨울 산에서 산 속의 생물들이 사각거리며 봄을 기다리기 위해 움트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야말로 천연 힐링이 따로 없습니다.
살을 에는 혹한에 죽어나갈 듯 한데도 소나무와 대나무는 얼어 죽지 않고, 흰 눈을 즐기듯 푸르름을 뽐내고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여러분들이 올 겨울을 날 때 기억해야 할 말이 아닐까요?
칼럼니스트 : 이시형 박사(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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