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초가을에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질병이 찾아온다. 환절기 단골손님은 단연 감기다. 하지만 증세가 비슷하다고 감기로 오인했다간 큰코다치는 질환이 적지 않다. 기침·콧물·목아픔에 구토나 설사 같은 증상이 동반되거나 감기 증세가 오래간다면 반드시 다른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증상이 감기 같다고 해서 종합감기약이나 해열제로 대처하다간 병을 키울 수 있다.
▲바이러스 수막염 = 가을 학기 개학을 맞은 어린이에게 찾아오는 불청객은 바이러스 수막염이다. 초기에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발열·두통·구역질·후두부 경직 등으로 확대된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3∼7일 정도이고,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 있으나 열·두통·구토가 동반되면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해야 한다.
바이러스 수막염은 침·가래·콧물 등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오염된 공용 물품 등에 의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저귀를 떼지 않은 영아들에게서는 대변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잦다. 별도의 예방접종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자주 손과 발을 씻고 양치질하는 등 청결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바이러스 수막염은 주로 0∼9세 소아·아동에게서 집중적으로 발병한다. 지난해 바이러스 수막염 환자수는 1만6000명이고, 0∼9세가 54.5%를 차지했다. 이어 10∼19세가 20.2% 수준이다. 연도별 환자수는 2008년 4만8526명에서 2009년 1만2449명으로 감소한 뒤 2010년 1만1395명, 2011년 1만3189명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폐렴 = 60대 이상의 고령자는 환절기에 폐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 증상은 대개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60대 이상 노인들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 단순한 감기 증상으로 시작해 폐렴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끓는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에는 증상만으로는 단순 감기와 폐렴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폐렴이라 하더라도 호흡기 증상보다는 미열과 함께 전신쇠약감이나 식욕저하 등 모호한 증상으로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기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이 어려운 경우, 감기와 유사하지만 가슴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이유 없이 입맛이 없어지고 전신쇠약감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 = 환절기에는 감기 환자뿐만 아니라 비염 환자 또한 증가한다. 감기는 비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재적 비염 환자들이 감기에 걸리면 오래도록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반적인 증상은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이다. 먼저 재채기로 시작해 콧물과 코막힘의 순서로 진행된다. 재채기는 차가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보려는 생리적인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알레르기성 비염도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나 겨울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감기와는 달리 발열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환자마다 원인 물질이 다르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치료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먼지가 많은 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평소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흥정(감염내과) 한림대 교수는 "환절기 유사 감기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이 대부분 치료가 쉽지 않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또 "손과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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