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아이와 함께 간 공원에서 엄마가 지천으로 핀 토끼풀(클로버·clover)로 반지와 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엄마는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듯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엄마를 지켜보는 다섯 살 난 딸 아이의 표정은 심드렁합니다. 흔해빠진 풀을 가지고 뭘 하나 싶은가 봅니다. 아이의 무관심 속에 시간은 잠시 흐르고, 엄마가 꽃반지와 꽃시계를 아이에게 보여줍니다. 손을 앞뒤로 흔들며 자랑합니다. 아이의 표정이 바뀝니다. 생각보다 예뻤나 봅니다. 자기 것도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엄마가 반지와 시계를 다시 만들기 시작하자 아이는 조금 전 태도와는 달리 엄마 옆에 딱 붙어 손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습니다. 마음이 급했던지 보채기까지 합니다. 빨리, 빨리. 엄마가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시계를 채워줍니다.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행복한 표정입니다. 엄마는 아이 손 가까이 자신의 손을 가져갑니다. 닮은 손에 반지와 시계도 똑같습니다. 훗날 어른이 된 딸도 이날의 꽃반지를 추억하겠지요. 흔하디 흔한 풀이지만 기억할 때마다 행복해할 겁니다. 토끼풀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글·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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