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미각 사로잡는 먹을거리

아기 달맞이 2013. 6. 15. 07:32

(서울=연합뉴스)

혀끝이 기억을 지배하는 것인지 몰라도 여행의 만족도는 음식이 판가름할 때가 많다. 여러 곳을 거치는 30번 국도변에는 당연히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그중 여행자의 미각을 사로잡는 먹을거리를 세심하게 골라 소개한다.

▲ 곰소 젓갈정식과 꽃게장 = 젓갈정식은 백합죽과 백합구이, 간장게장과 함께 부안을 대표하는 먹을거리로 손꼽힌다. 좋은 소금이 생산돼 맛 좋은 젓갈이 나오는 곰소항에서는 당연히 젓갈정식을 맛봐야 한다.

어느 곳을 가나 창난젓, 명란젓, 청어알젓, 황석어젓, 오징어젓, 낙지젓, 가리비젓, 아가미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꼴뚜기젓, 바지락젓 등 젓갈 9~13가지가 기본으로 깔린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김에 따끈한 밥 한 숟가락을 놓고 그 위에 젓갈을 올려 입안에 쏙 넣으면 먼저 코끝에서 바다의 향기가 밀려오고 이어서 혀를 자극하며 입 안 한가득 침이 고이게 한다. 이렇게 젓갈 한 가지씩만 맛봐도 밥 한 공기가 순식간에 뚝딱 사라지고 두 번째 공기를 부르게 된다.

젓갈은 숙성도와 양념을 넣는 손맛 때문에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곰소 바다에서 소금이 나고 그 소금으로 젓갈을 담그니 어느 곳이나 기본은 한다.

꽃게장은 바로 옆 군산이 유명하지만 이곳 꽃게장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게살이 많고 알이 수북하며 짜지 않게 만들어 가히 '밥도둑'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 위치 = 곰소항 서편으로 곰소아리랑젓갈횟집, 곰소쉼터 등 젓갈정식과 꽃게장을 내는 식당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 가격 = 젓갈정식 1만 원, 꽃게장 정식 1만8천 원

▲ 임실 치즈피자 = 임실을 방문했다면 임실에서 생산ㆍ가공된 치즈를 사용한 피자를 맛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임실치즈마을에서는 체험을 통해 만든 피자를 시식할 수 있고,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는 임실 치즈를 이용해 만든 고소한 피자와 스파게티를 판매한다.

임실군이 브랜드를 개발해 관리하고 있는 '임실N치즈피자'에서도 피자를 즐길 수 있다. 그 외 피자집은 상호에 '임실'이 있어도 임실 치즈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 위치 = 임실치즈테마파크의 프로마쥬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스파게티, 커틀릿을 판매한다. ◇ 가격 = 피자 2만 원 내외, 스파게티와 커틀릿 8천 원.

▲ 진안 더덕구이와 산채비빔밥 = 마이산 인근으로는 여느 사찰이나 유명 등산로 입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더덕구이와 산채비빔밥이 꽤나 유명하다. 또 참나무로 굽는 등갈비 장작구이가 인기가 많다.

더덕구이는 더덕에 고추장을 발라 은근하게 굽는데 그냥 날것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싱싱하다. 잘 구워진 더덕에서는 향긋한 숲 속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산채비빔밥은 버섯, 고사리 등 산나물 8가지가 각종 밑반찬, 구수한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다.

◇ 위치 =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탑사 가는 길에 더덕구이와 산채비빔밥을 내는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 가격 = 더덕구이 1만2천 원, 산채비빔밥 8천 원.

▲ 부안 바지락죽 = 바지락죽은 부안의 유명 먹을거리인 백합죽이 비싸 일반적으로 먹기 쉽지 않은 탓에 대안으로 생겨났다. 그렇다고 맛이 백합죽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는 않는다.

부안에서는 변산반도 연안에서 채취되는 자연산 바지락을 이용해 죽을 끓인다. 쌀, 녹두에 당근, 파, 마늘 등을 넣어 끓여 내는데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바다를 입 안 가득 들이부은 듯 향기가 오래 간다. 뽕잎 바지락죽, 인삼 바지락죽 등 건강 메뉴도 맛볼 수 있다.

◇ 위치 = 부안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특히 새만금방조제에서 변산 온천으로 가는 방향에 바지락죽으로 유명한 맛집이 많다. ◇ 가격 = 7천 원.

▲ 무주 어죽 = 일반적으로 어죽은 민물고기를 고아 뼈를 발라낸 뒤 불린 쌀과 수제비를 넣고 끓인 죽이다. 무주의 어죽은 금강 상류의 내도리 강변에서 잡히는 동자개(일명 '빠가사리')에 모래무지, 꺽지 등의 민물고기를 적당히 섞고 쌀, 깻잎, 파, 마늘, 부추 등을 넣고 푹 끓여 낸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핏물을 잘 제거해야 한다.

얼큰하고 고소한 맛에 비릿함이 전혀 없고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 평소 민물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무주에서 일단 맛을 보면 다시 찾는다고 한다.

◇ 위치 = 무주군청 인근에 있는 어죽의 원조격인 금강식당과 내도리 강나루 회관이 유명하며, 무주 읍내와 내도리 곳곳에도 맛 좋은 어죽을 내는 식당들이 많다. ◇ 가격 = 6천 원.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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