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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폭염.. '땡볕더위' 예년보다 강해 노약자 주의를

아기 달맞이 2013. 6. 3. 06:53

더위, 왜 빨리 오나 - 티베트 고원의 눈 25% 감소
햇볕 반사 못하고 지표면 가열,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시켜

폭염에 대처하려면 - 31도 넘어가면 사망률 급증…
스포츠 음료로 미네랄 등 보충, 열사병·일사병 즉시 응급실

 

 

2일 경기도 광주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1도까지 치솟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0.8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방의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 더위가 시작됐다. 이 같은 더위는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전망이라고 기상청이 2일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3~7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평년 기온(1980~2010년까지 30년 평균)보다 2~4도 정도 높은 섭씨 28~31도 분포를 보이고, 대전(30~31도), 대구(29~31도), 전주(30~32도) 등도 이번 주 내내 3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더위는 최근 고기압의 영향을 계속 받아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한반도 지표면을 달궜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여름(6~8월)에는 우리나라 여름 더위를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확장하면서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하고 더 무더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더위는 지난 3~4월 티베트 고원에 덮인 눈이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25%가량 적어, 내리쬐는 햇볕이 반사되지 못하고 그대로 지표면을 가열해 북태평양 고기압을 크게 확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섭씨 31도 넘어가면 사망률 급증

올여름 더위가 더 일찍 찾아오고,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暴炎)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2년에 폭염으로 인해 열사병·일사병 등 온열 질환자가 총 984명 발생했고, 이 중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열 질환자 가운데 38.6%(380명)는 60세 이상이었다. 올해는 특히 땡볕 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라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우리나라에선 낮 기온이 약 30도를 넘기면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한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서울의 '임계온도(threshold temperature·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기온 값)'는 섭씨 31도로 조사됐다. 기온이 31도를 넘으면 서울 등 중부지방에선 사망자 수의 변화가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얘기다. 더위에 익숙한 부산·대구 등 남부지방 사람들에게선 임계온도 수치가 이보다 조금 더 높다. 특히 섭씨 35도가 넘는 더위에서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꼽히는 1994년 7월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3.9도 오르면서 사망률이 22.2% 치솟기도 했다.

◇폭염 피해 줄이려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이 되자마자 더위가 기승을 부려 보건당국은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건강 수칙을 2일 발표했다. 우선 식사를 할 땐 과식을 피하고, 가볍게 먹는 게 좋다. 운동을 할 땐 매시간 2~4잔의 시원한 물을 마셔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땐 스포츠 음료 등을 마셔서 몸속에서 빠져나간 미네랄 등을 보충해주는 게 좋다.

옷을 입을 때도 '더위를 피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가능한 한 밝은 색 톤의 옷을 골라 너무 조이지 않도록 입는 게 현명하다. 한낮 햇살이 강하게 내리쬘 땐 야외 활동을 되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다. 외출할 때는 창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를 준비하는 게 좋다. 실내에선 냉방 온도를 적정 수준(섭씨 26~28도)이 되도록 맞추는 게 좋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지켜보는 것이다. 만약 더위로 인해 두근거림이나 호흡 곤란,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느껴지면 곧장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차 안의 온도는 짧은 시간에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노약자 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열사병·일사병 환자는 일단 차가운 물 등으로 체온을 빨리 낮춘 뒤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면서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피해 증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알맞은 대처 방법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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