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약선연구가 최지 선생의 힐링 푸드_ 밥이 補藥(보약)

아기 달맞이 2013. 5. 29. 08:39

하루 세끼 든든하게 끼니를 채우는 것만큼 건강에 중요한 것은 없다. 떨어진 기온으로 몸이 움츠러들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요즘, 체력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보양 밥을 소개한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밥이 보약'이라는 말과 함께 밥만 잘 먹으면 보약만큼 효과가 있다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그뿐 아니라 밥은 상약(上藥)으로 분류하였는데, 어느 계절과 상관없이 언제나 먹어도 좋으며 독이 없는 것을 상약으로 친다.

치료약은 중·하약 (中·下藥)으로 쳤다. < 동의보감 > 에는 "밥의 성질은 화평(和平)하고 달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살을 오르게 하고 배 속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주고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나온다. 한국인은 밥을 주식으로 하고 하루 세끼가 기본이며 매일 먹는다. 이렇게 자주 먹는 밥을 체질과 건강에 맞춰 적당한 잡곡류와 견과류 및 해산물을 넣어 지어 먹는다면 건강을 유지하거나 병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혈과 기를 보한다

보혈밥은 체내의 부족한 혈을 만드는 약선 처방으로 기를 더하고혈을 보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혈이 부족하면 얼굴에 핏기가 없고 입술이 창백하며 머리가 어지럽고 앉았다 일어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는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보혈밥은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여성들의 생리 불순, 생리통에도 효과적이다.

[한방 어드바이스] 황기는 기를 끌어올리고 대추와 당귀는 혈을 보해 마음을 안정시켜 숙면을 돕는다. 평소 불면이 있는 사람은 대추와 당귀, 용안육을 차로 끓여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 보혈밥

조리시간:40min | 재료분량:4인분 | 난이도:중

재료_ 멥쌀 2컵, 용안육·대추 100g씩, 황기 50g, 당귀 10g, 물 4컵

1. 황기와 당귀는 체에 넣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물 4컵에 황기를 넣고 끓이다가 팔팔 끓어오르면 당귀를 넣고 약한 불로 줄여 은근히 끓여 3컵 분량이 되도록 한 다음 황기와 당귀는 건져내 탕액만 준비한다.

3. 대추는 씨를 제거하고 3~4등분 하고 용안육도 대추처럼 썬다.

4. 밥솥에 쌀, 대추, 용안육을 넣고 탕액을 부어 밥을 짓는다.

◆ 각종 성인병을 막는다

옥수수수염과 옥수수는 이뇨 작용이 있어 체내의 노폐물을 밖으로 잘 배출시킨다. 따라서 부종을 가라앉히고 당뇨 환자의 혈당을 낮추는 효과도 있으며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 있는 사람에게 매우 좋다. 이런 옥수수는 당질의 대사를 돕는 비타민 B1이 풍부한 현미와 같이 먹으면 소화대사에 좋으며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한 톳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톳은 철분이 많아 빈혈 증세에 효과적이며 칼슘, 칼륨도 풍부해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몸속에 뭉친 덩어리를 풀어주는 견취(堅脆) 작용이 있어 어혈이나 체내에 쌓여 있는 것을 풀어 밖으로 배출시킨다. 현미, 옥수수, 톳을 넣어 만든 톳옥수수밥은 당분 대사가 높아서 섭취하면 바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뼈를 단단하게 하는 칼슘도 많다. 밥이 아닌 부드러운 죽으로 만들면 아이들의 아침 식사로도 아주 좋다.

[한방 어드바이스] 옥수수와 옥수수수염을 삶아 먹거나 죽 또는 차로 마시면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어 성인병 예방과 치료, 다이어트 식품으로 활용하면 좋다.

◇ 톳옥수수밥

조리시간:40min(현미 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4인분 | 난이도:중

재료_ 현미 2컵, 옥수수 1개, 마른 옥수수수염 30g, 말린 톳·간장 2큰술씩, 물 4컵

1. 현미는 씻어 1시간 정도 불린다.

2. 옥수수수염은 물에 가볍게 씻어 물 4컵과 함께 센 불에서 끓이다가 물이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3컵 분량이 될 때까지 은근히 끓인 뒤 물만 따로 둔다.

3. 옥수수는 설컹거릴 정도만 삶아 알만 훑어 준비한다.

4. 불린 현미, 톳, 옥수수 알, 간장을 밥솥에 넣고 옥수수수염 달인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 스트레스를 날린다

연자육(혹은 연밥)은 연꽃의 씨앗으로, 식재료이면서 한약재로 널리 사용된다. 떡이나 반찬, 빵, 과자를 만드는 데 사용하며 맛도 고소하고 소화가 잘된다. 밥으로 지어 먹으면 심화(心火)로 인한 증상 중에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가슴 두근거리는 증상, 불면, 건망증, 식욕 부진에 좋다. < 동의보감 > 에 따르면 '연자육은 기력을 길러 온갖 병을 없애고 오장(五臟)을 보하며 갈증과 이질을 멎게 하고 신(身)을 보하여 심(心)을 안정시킨다. 많이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십이경락의 기혈(氣血)을 보한다.'고 한다. 이런 연자육으로 밥을 지어 먹으면 현대인의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가 있으며, 평소 배 속이 차고 소화가 잘 안되며 설사가 잦은 사람에게 좋은데, 심한 사람에게는 용안육과 같이 죽으로 끓여 먹이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연자육은 평상시 변비가 있는 사람은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조심한다.

[한방 어드바이스] 심화(心火)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몸의 위쪽인 머리, 얼굴, 가슴 부위에 열이 모이는 현상을 말한다. 심계(心悸: 가슴 두근거림), 불면, 건망, 안면 홍조, 불안, 초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럴 때 연자육을 넣고 밥을 지어 먹으면 좋다.

둥굴레연밥

조리시간:40min | 재료분량:4인분 | 난이도:중

재료_ 멥쌀 2컵, 산약 80g, 연자육·둥굴레 50g씩, 밤 5톨, 대추 5개, 은행 20개, 물 4컵

1. 쌀은 30분 이상 불리고 연자육은 3시간 이상 불린다.

2. 둥굴레는 물에 잠시 담가 솔로 문질러 깨끗하게 씻는다.

3. 물 4컵에 둥굴레를 넣고 센 불에 올려 물이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3컵 분량이 될 때까지 은근히 끓인 뒤 물은 따로 두고 둥굴레는 건져 콩알 크기로 썬다.

4. 연자육은 중간에 있는 초록색의 배아는 버리고 5분 정도 끓여 떫은맛을 우려낸다.

5. 산약은 껍질을 벗기고 콩알의 2~3배 정도 크기로 썬다.

6. 밤도 껍질을 벗기고 산약과 같은 크기로 썬다.

7. 대추는 돌려 깎아 씨는 제거하고 밤과 같은 크기로 썬다.

8. 은행 등 모든 재료를 밥솥에 넣고 둥굴레 다린 물을 부어 밥을 짓는다.

노화 방지와 원기 회복을 돕는다

하수오구기자밥은 보양(補陽) 약선으로 신장에 정기를 저장하는 작용을 도와주며 기(氣)와 혈(血)을 만들어준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허리와 무릎이 시큰하고 약해진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신기(腎氣)가 약해져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신기가 원활하지 못하면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한 증세가 나타나며 눈이 침침하다. 이럴 때 하수오구기자밥이 효과적이다. 하수오는 간과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피를 만드는 효능이 있다. 간신(肝腎)의 음(陰)이 부족하거나 머리가 일찍 희거나 근골이 약할 때 쓰인다. 구기자는 신(腎)을 보살피고 폐를 촉촉이 하며, 검정콩은 혈을 잘 순환시키고 수분 대사를 좋게 하여 신정(腎精)이 체내에 잘 돌아다니게 한다. 찹쌀과 멥쌀은 중초(中焦)를 보하고 기를 더해 비를 튼튼히 하여 소화 흡수를 돕는다. 이러한 재료로 밥을 지어 먹으면 스트레스로 인해 입맛을 잃거나 기력이 없어 무릎이 자주 꺾이고 하체 힘이 없는 사람에게 기력을 올려 도움을 준다.

[한방 어드바이스] 하수오구기자밥은 간신(肝腎)을 보강시켜 근육, 뼈, 관절이 튼튼해지고 노화를 막으며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 하수오구기자밥

조리시간:40min(불리는 시간 제외) | 재료분량:4인분 | 난이도:중

재료_ 멥쌀 2컵, 현미찹쌀·검정콩 ½컵씩, 하수오 15g, 구기자 10g, 물 4컵

1. 멥쌀, 현미찹쌀, 검정콩을 물에 불려놓는다.

2. 하수오, 구기자는 체에 담아 흐르는 물에 씻는다.

3. 물에 하수오를 넣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물이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3컵 분량이 될 때까지 은근히 끓여 탕액을 준비한다.

4. 준비한 모든 재료를 밥솥에 넣고 탕액을 부어 밥을 짓는다.

※ 약선연구가 최지_ 공예를 전공했지만 한의사인 남편의 영향을 받아 약선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명지산업대학원 식품양생학과 석사를 취득했고, 현재 군장대학과 송담대학의 평생교육원 출강과 한국 약선연구원강사, 한돈 명예홍보대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약선을 활용해 계절 변화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질병에 대비하고 항상 피로하고 스트레스받는 현대인을 위한 힐링 푸드를 소개한다.

 

 

한방도움말:최정신(금오한의원 원장) | 요리:최지 | 포토그래퍼:권용상 | 에디터: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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