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노부부 老夫婦 /구상

아기 달맞이 2013. 3. 27. 07:33

 

노부부 老夫婦

구상

 

아름다운 오해로

출발하여

참담(慘憺)한 이해에

도달했을까!

 

우리는 이제

자신보다도 상대방을

더 잘 안다.

 

그리고 오히려

무언(無言)으로 말하고

말로써 침묵한다.

 

서로가 살아오면서

야금야금 시시해지고

데데해져서

아주 초라해진 지금

두 사람은 안팎이

몹시 닮았다.

 

오가는 정이야 그저

해묵은 된장맛……

하지만 이제사

우리의 만남은

영원에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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