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북한산 둘레길 ] 효자길

아기 달맞이 2013. 2. 28. 07:15

약 2.9km 효자리입구~박태성정려비~밤골공원지킴터~사기막골입구

 

비로소 걷는 즐거움을 깨닫게 한 오솔길

↑ 밤골입구로 이어지는 숲길.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이 곳곳에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고양시 효자동 공설묘지 앞 도로에서부터 시작되는 효자길 구간은 송추로 연결되는 북한산길을 따라 인도를 걷다가 박태성 정려비가 있는 마을 입구에서 숲길로 접어들어 밤골등산로 입구를 지나 사기막골 입구에서 다시 도로변 인도로 나오는 약 2.9km 구간이다.

적지 않은 구간을 도로변 인도를 따라 걷는 터라 걷는 즐거움은 다른 북한산 둘레길 구간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인파가 몰리는 북한산성 입구를 지나 한적한 마을과 늘 보아오던 북한산의 앞이마가 아닌, 뒷통수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나름대로 색다른 구간이다.

↑ 효자길 구간 곳곳에 세워진 안내판은 버스정류장은 물론 식당까지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시작지점인 효자리 입구까지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이나 3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를 한 정거장 지난 효자마을회관 앞에서 내린다. 인도를 따라 북쪽 송추방향으로 걷게 되는데 멀지 않은 간격으로 가로수마다 '북한산 둘레길'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길 찾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걷는 동안 여러 군데의 당집과 식당을 지나친다. 길 건너편에도 역시 큰 특색 없는 식당들만 연이어 나타난다. 인도를 따라 약 20분 정도 걷다보면 나타나는 박태성 정려비는 마을은 물론 이 구간의 이름까지 부여한 존재다. 마을 고샅길 입구에 별다른 특색 없이 서 있는 이 돌비석은 고종 30년(1893년)에 세워진 것으로 호랑이도 감동했다는 박태성의 효심과 함께 이제는 효자길을 안내하고 있다.

↑ 효자길의 대표적인 명소인 박태성 정려비. 길은 효자비를 지나면서부터 숲길로 접어든다.


효자비보다 걷는 사람들의 눈길을 더욱 잡아끄는 것은 이제 시작되는 숲길 입구에 허름하게 서있는 식당이다. 상호가 '와글와글'인 이 식당은 막걸리와 더불어 파전, 빈대떡 등속을 판다고 내걸었지만 그날의 메뉴는 대개 주인 할머니의 마음대로 정해지는 듯싶었다. 취재팀은 막걸리와 파전을 주문했지만 할머니의 고집대로 빈대떡을 먹어야 했고, 김치 한 접시만 달라는 요청은 콩나물무침 한 접시로 묵살되었다. 대신 그 맛은 녹록한 것이 아니었다.

와글와글 식당을 지나면 낙엽이 수북한 오솔길로 접어든다. 소나무와 참나무 숲 사이로 난 작은 숲길은 비로소 걷는 즐거움을 듬뿍 전해준다. 거의 구간의 절반 정도를 도로를 따라 걸어 온 이들에겐 그 즐거움이 더욱 클 수밖에.

숲길은 밤골공원지킴터로 이어지는데 그곳에 있는 국사당에서는 풍장소리가 요란한 굿이 한창이다. 국사당 입구를 지키는 목장승을 지나 숲길은 효자리계곡과 만나는 사기막골 입구로 이어진다. 자동차가 오가는 비포장 흙길을 따라 다시 북한산길 도로로 나오면 효자길 구간은 끝이 난다. ⓜ

교통

시작지점인 효자리입구까지는 구파발역 1번 출구 앞에서 704번, 34번 버스를 타고 효자마을회관ㅇㅍ 정류장에서 내린다. 정류장에서 인도를 따라 약 50m 가면 효자공설묘지 입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내시모역길'과의 경계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