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세계 유일 ‘바다분수’ 힐링 걷기 ‘용오름길’

아기 달맞이 2013. 2. 8. 07:08

아따~ 낮이든 밤이든 여행 재미 솔찬합니다

 목포는 밤에 더 아름다웠다. 항구의 밤이 더욱 그윽해 지는 건 목포의 주요 랜드마크를 밝히는 조명의 힘이다. 해지고 난 뒤 신안비치호텔 앞에서 바라본 목포대교는 학 두 마리가 막 날개를 펴는 듯한 모습이었다. [손민호 기자]


목포를 가본 사람은 많다. 그러나 목포를 여행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이른 아침 목포역에 내렸던 기억은 흑산도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였고, 해남이나 진도 가는 길에 잠깐 들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목포는 오랫동안 여행자의 발길을 붙들지 못했다. 수많은 이에게 목포는 지나치는 곳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지난주 찾아갔던 목포는 예전의 그 목포가 아니었다. 2007년 3월 해양문화특구로 지정된 이래 목포는 변신을 거듭했고, 변신의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거두면서 전혀 딴 모습으로 달라져 있었다. 계절이 일러 유달산 개나리는 아직 피지 않았지만, 굳이 개나리 필 때까지 목포행을 미룰 필요는 없어 보였다. 관광도시로 막 일어서는 목포는 신흥 명물로 한창 들썩이고 있었다.

글·사진=손민호 기자

두 마리 학이 날다-목포대교 야경

지난해 6월 29일 목포대교가 개통했다. 목포 북항에서 고하도를 지나 허사도까지 왕복 4차선 도로가 시원스레 뚫렸다. 목포대교 개통으로 목포 교통난이 해소되고 물류 운송이 한결 편해졌다는 건, 여행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되지 못했다. 목포대교는 서 있는 모습 자체로 이미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였다.

목포대교는 목포 내항에서 서해바다로 나가는 길목에 놓여 있었다. 수면보다 150m 위에 떠 있는 다리 아래로 흑산도행 여객선과 조기잡이 어선이 드나들었다. 목포대교의 길이는 4.129㎞다. 마라톤 풀 코스(42.195㎞)가 연상돼, 한 번 들었는데 잊히지 않았다.

 다리는 옆에서 바라볼 때 더 아름다운 법이다. 목포대교도 유달산 서남쪽 기슭 아래에서 봤을 때 가장 아름다웠다. 특히 형형색색의 조명이 들어온 야경은, 은은히 출렁이는 바다와 어울려 화려하고 그윽했다. 주탑 2개에 연결된 케이블에 흰색 조명이 들어오자, 목포대교는 학 두 마리가 날갯짓을 하는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목포시의 새가 학이다. 목표대교 야경은 매주 금·토요일 저녁에 들어온다.


용의 등허리를 걷다-고하도 용오름길

목포대교가 들어서기 전까지 고하도는 배로 다녀야 했다. 목포항 코앞에 길게 누워 있지만, 고하도 주민들은 목포에 가려면 하루 두 번 있는 배를 타야 했다. 목포대교 개통과 함께 목포시는 고하도의 관광명소 개발에 나섰다. 고하도에는 충무공 이순신을 모신 사당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육지면(緬)을 재배했다는 발상지 기념비가 있다.

 고하도 개발사업 중에서 목포시가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용오름길’ 조성사업이다. 용오름길은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섬을 종단하는 트레일(걷는 길)로, 섬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산마루를 잇는다. 원래는 낚시꾼이 걷는 오솔길이었는데, 이참에 길을 정비했다. 현재 왕복 5.6㎞가 조성돼 있고, 앞으로 11㎞ 길이의 트레일을 완성할 계획이다.

 용오름길을 걸었다. 산마루에 오르자 왼쪽으로 목포항이 내려다보였다. 길 왼쪽으로는 다도해가 넘실거렸고, 정면에는 목포대교가 서 있었다. 마을 뒤편에 있는 이정표부터 섬 북쪽 끝 용머리까지 갈림길 없이 이어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여름날 초저녁 불 들어온 목포항 바라보며 걷는 재미가, 목포 말로 ‘솔찬할’ 것 같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분수-춤추는 바다분수

지난해 한국관광공사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국민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름하여 ‘한국관광 기네스’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를 국민투표로 뽑는 행사였다. 이벤트 결과 전국에서 관광명소 12개가 선정됐는데, 제주올레·남이섬·에버랜드 등 내로라하는 관광명소 사이에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가 들어있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2010년 7월 평화광장 앞바다에 설치한 분수 이름이다. 아직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 바다분수를 관람한 120만여 명에게는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그만큼 바다분수에는 특별한 구석이 있다.

 분수 쇼는 하늘 높이 물을 쏘아 올리고 물에 조명을 비춰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목포 바다분수의 작동원리도 같다. 대신 목포는 음악을 먼저 선정하고 노래에 맞게 분수와 조명을 조정한다. 그윽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면 분수도 우아한 곡선을 그리고,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노래가 나오면 분수도 신이 나서 껑충껑충 뛰어오른다. 이런 식으로 분수는 20분 동안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한다. 수많은 사람이 바다분수에서 뮤지컬 공연의 감동을 떠올리는 까닭이다. 김인화 연출감독은 “미리 선정한 20여 개 곡을 그날 분위기에 맞게 달리 편성한다”고 설명했다.

 바다분수 공연은 4∼11월 하루 2∼3회 펼쳐진다. 겨울에는 노즐이 얼어 공연을 중단한다. 예산은 모두 135억원이 들었다. 분수는 모두 276대의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며 최대 70m까지 치솟는다. 미리 신청을 하면 사연을 레이저 광선으로 소개해준다. 무료. 061-270-8580.

목포의 밤은 아름답다-유달산&갓바위

관광도시 목포의 구상 중에 ‘빛의 도시’가 있다. 목포대교처럼 주요 명소마다 조명을 설치해 목포의 밤을 밝히고 있다. 유달산에도 불이 들어온다. 정상 주위 능선을 따라 조명이 들어와, 유달산은 밤이 되면 꽃이 핀 것처럼 환해진다.

 목포에서는 최근 들어 유달산 ‘큰바위얼굴’이 화제였다. 지난달 하순 유달산 노적봉 꼭대기가 사람 얼굴처럼 보인다는 지역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노적봉 사진을 찍어 옆으로 세워보니 영락없이 사람의 옆 얼굴이었다. 노적봉에는 이순신 장군이 이엉을 덮어 군량미로 위장했다는 일화가 전해오는 데다, 노적봉을 마주보고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어 목포에서는 상서로운 일로 여기고 있었다.

 목포의 전통 명소인 갓바위(천연기념물 500호)도 신흥 야간 명소로 거듭났다. 바닷가에 서 있는 갓바위를 바다 위에서 볼 수 있도록 2008년 해상 보행교를 놓았고, 다리와 갓바위 주변에 조명을 달아 24시간 개방했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으로 파손된 다리를 보수해 지난 4일 새로 개통했다.

바다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

항구 목포를 여행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목포항에서 요트를 타고 다도해를 돌아봐도 좋고, 여객선을 타고 아무 섬이나 갔다와도 좋다. 가을에는 갈치잡이 어선에 올라타 낚시를 해도 좋다. 그러나 바다를 가장 확실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어시장이다. 목포에는 1908년 들어선 동명동 어시장이 있다. 지금은 목포종합수산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목포종합수산시장은 지난해 중소기업청 특성화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홍어를 테마로 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되었고, 토요일 저녁에는 시장 상인이 준비한 라디오 방송도 펼쳐진다. 김하경 상인연합회장은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시장통이 꽉 찬다”고 자랑했다.

지난 5일 삼학도에 들어선 목포 어린이바다과학관은 아이들을 위한 바다 체험공간이다.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시설과 4D 입체 영상관 등을 갖추고 있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초등학생 700원, 유치원생 500원. 061-242-6359.

 

목포 여행정보 목포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4시간 걸린다. 하루 11회 운행하는 고속철도도 서울 용산역에서 3시간20분 걸린다. 목포는 맛의 고장이다. 목포시는 홍어삼합·세발낙지·민어회·갈치찜·꽃게무침을 ‘목포 5미(味)’라 지정해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 민어회는 영란횟집이 유명하다. 민어회 한 접시 4만5000원. 061-243-7311. 목포시 관광기획과(tour.mokpo.go.kr) 061-270-8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