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scTitle/좋은글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아기 달맞이 2012. 12. 3. 07:01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피곤하여
의기 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 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 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nt.escTitle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비망록  (0) 2012.12.06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0) 2012.12.05
쓸데없는 걱정 버리기  (0) 2012.11.26
가족의 신발을 신어 보세요  (0) 2012.11.24
듣기만 해도 좋은 친구  (0) 20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