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그 골목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아기 달맞이 2012. 4. 16. 07:45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그 골목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두리번두리번 거려도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는 서울의 그 골목에서 봄을, 동심을, 세월을 만나다.

은은한 세월의 향기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이태원 해밀턴 호텔 맞은편 보광동 길은 유럽풍 앤티크 가구점들로 가득하다. 빛바랜 바로크 양식의 안락의자, 꽃문양이 새겨진 화장대, 칠이 벗겨진 법랑 냄비 등 마치 유럽의 벼룩시장을 방불케 하는 골동품들이 한데 섞여 세월의 향기를 겨룬다.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이태원 앤티크 거리의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8군에 근무하던 미군과 그 가족들이 사용하던 가구를 거래하는 가게가 하나 둘 생겨나 지금의 90여개로 불어난 것. 파는 물품도 가구 외에 시계, 찻잔, 샹들리에까지 한결 풍성해졌다.

국적도 다양하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풍 가구가 주를 이루긴 하지만 중국과 아시아의 앤티크 제품을 취급하는 가게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판매되는 가구 대부분은 외국에서 수입해온 것들이다. 상점 주인들은 일 년에 몇 번씩 유럽 등지에 나가 발로 뛰며 새로 발견한 아이템들을 싣고 오는데, 간혹 400살을 넘긴 가구를 손에 넣는 일도 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이‘앤티크’인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만들어진 지 50년이 채 되지 않은 물건도 있고, 19~20세기 유럽에서 제작된 가구를 흡사하게 흉내 낸 것도 있다. 하지만 이들과 진짜 앤티크 제품은 가격이나 외모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므로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골목골목 퍼져있는 앤티크 숍은 굳이 지갑을 열지 않아도 충분히 흥미롭다. 허나 ‘견물생심’이라고, 부담 없는 가격에 무어라도 건져보리라 마음먹었다면 벼룩시장을 노리면 된다.

상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벼룩시장에서는 빈티지 및 앤티크 소품과 가구들을 최대 80%까지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다. 올해 첫 벼룩시장은 5월 중 열릴 예정이며, 정확한 일정은 빠르면 3월 중 이태원 앤티크 가구 협회 홈페이지(www.itaewonantiqu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치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 도보 5분

문의 이태원 앤티크 가구 협회 02-796-2689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

아날로그와의 만남

회현 지하상가 중고 LP 골목

회현 지하상가를 걷다보면 굳이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중고 LP 골목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 개의 매장이 밀집해 있는데다 가게 앞에는 LP가 가득 담긴 여러 개의 상자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또 어떤 집은 LP를 서가의 책처럼 정갈하게 꽂아뒀는데, 그 수만 해도 족히 수천 장은 넘어 보인다.

회현 LP 골목

중고 LP 골목은 이미 1980년대부터 뿌리를 내렸다. 1997년 IMF를 겪으면서 최고의 호황을 누렸으나 2003년 상가를 정비하면서 많은 매장이 이곳을 떠났다고 한다. 지금은 골목의 터줏대감인‘리빙사’를 중심으로 15개 내외의 LP 가게가 자리해 있다.

빽빽하게 꽂힌 레코드판을 뒤적이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달아나는 건 예사다. 산울림, 이미자, 나훈아, 조용필… 낡은 종이에 적힌 뮤지션의 이름이 마치 오래된 영화처럼 느껴진다. 물론 아바, 비틀스 등 외국 뮤지션의 음반도 즐비하다. 역시 오랜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회현 LP 골목

음반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가요보다는 팝송, 팝송보다는 클래식 음반이 비싼 편이지만 보존 상태와 희소성에 따라 값의 차이가 난다. 심지어 어떤 음반은 부르는 게 값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5000원~2만원 사이의 중저가 중고음반이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매장 안에는 턴테이블이 있어 구매 전 직접 감상할 수도 있다.

위치 신세계 백화점 본점 건물 지하 회현동 지하상가

봄이 시작되는 거리

종로 양사길 꽃시장

서울 종로구 양사길은 벌써 봄이 한창이다.

광장시장에서 종로 6가까지 대로변을 따라 죽 늘어섰던 화훼∙묘목 노점 150여 곳이 2년 전 이쪽으로 자리를 옮겨 꽃시장을 조성했다.

종로 꽃시장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휑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그럼에도 양사길은 한없이 화사하고 푸릇푸릇하고 상큼하다. 사계절 패랭이, 앵초, 매발톱꽃, 안투리움 등 노랗고 붉고 희고 파란 꽃들이 호들갑을 떨며 봄을 반긴다.

종로 꽃시장

분재, 묘목, 종자까지 파는 품목도 다양하다. 화분과 흙, 퇴비, 그리고 영양제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도 보인다. 그야말로 꽃에 관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단 얘기다.

게다가 시중보다 30~40%가량 저렴해 부담 없는 선물을 마련하기에도 좋다.

위치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10번 출구 도보 5분

없는 장난감 없는 동심의 천국

창신동 문구 완구 거리

110여 개의 크고 작은 문구∙완구점이 밀집한 이곳은 마치 유년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 두근대는 골목이다. ‘앵그리 버드’ ‘뽀로로’ ‘로보카 폴리’ 등 요즘 ‘대세’인 장난감부터 마루인형, 기차 놀이 세트 등 어린 시절 탐내던 물건까지 지천으로 깔렸다.

창신동 문구 거리

또 완구뿐 아니라 공책, 필기류 등 각종 문구용품과 멜로디언, 물감을 비롯한 교구, 화구도 다양하다. 거기에 할로윈 가면이나 폭죽, 체스 등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도 많다.

가격은 일반 소매점의 30~50% 수준. 말만 잘하면 에누리도 가능하다. 또 묶음으로 구매할수록 저렴하다. 원래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도매시장으로 출발했으나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가게가 도소매를 겸하고 있다.

위치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4번 출구 독일약국 옆 골목

창신동 문구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