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추억의 방앗간… 어린 시절 살던 동네 온 듯

아기 달맞이 2012. 3. 10. 08:55

부암동에서는 묵직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흔히 본다. 마치 시간을 되돌려 놓은 듯한 골목길을 촬영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다. 뉴타운이다, 재개발이다 해서 사라지는 것이 서울의 골목이다. 이제 서울의 옛 골목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부암동은 오랜된 집들의 골목, 조선시대 고택들, 카페와 화랑 등이 어우러져 있는 보기 드문 동네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가 적지 않다. 영화 ‘동감’(2000)을 촬영한 집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2005)에서 삼순이네 집,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찬란한 유산’(2009) 촬영지 등이 있다. 이곳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버스가 다니는 자하문길을 사이에 두고 무계정사로 가는 길과 백사실계곡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백사실 길은 다시 동양방아간 삼거리에서 능금나무길, 환기미술관길로 나뉜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양방아간(사진)은 지금도 운영을 한다. 떡을 사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능금나무길은 백사실계곡으로 가는 골목으로 예전에는 사과나무가 많았던 모양이다. 환기미술관은 한국 근대회화의 선구자인 화가 김환기(1913~1974)를 기념해 1992년 개관한 미술관이다. 이곳의 골목들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일부러 꾸민 듯한다. 어린 시절 살던 동네 같은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낀다.

 

세검정 쪽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도 놓칠 수 없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6호인 석파정은 개인 소유인 탓에 일반인이 출입할 수는 없다. 석파정은 원래 다른 곳에 있었는데 그 사랑채만 이곳에 옮겨 지은 것이라고 한다. 건물은 한 채이며 대원군이 사용한 큰 방과, 손님 접대공간인 작은 방, 난초를 그릴 때만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대청방 등으로 이루어졌다. 엄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