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엄마의 어린 시절을 만나다 - 인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아기 달맞이 2012. 3. 6. 15:23

 

 

 

 

 

엄마의 어린 시절을 만나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고되지만 따뜻했던, 넉넉하진 않았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던 그때 그 골목에서 엄마의 어린 시절을 만나다.    

 

2005년 개관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1971년 11월 어느 날 저녁의 인천 송현동 달동네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달동네는 높은 산자락에 있어 달이 잘 보인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박물관이 들어선 일대 역시 1998년 재개발 전까지 3000여 가구가 살았던 달동네였다고 한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송림복덕방이라는 간판이 걸린 매표소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표를 끊고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자그마한 가게와 집들이 오밀조밀 들어선 어두컴컴한 골목길이 보인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마치 실제 동네 골목을 어슬렁거리듯 솜틀집도 지나고, 동네 구멍가게도 지난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가게에는 아리랑 담배, 하이타이, 스타 치약 등 추억 속 제품들이 널려 있다.

연탄가게도 보인다. 벽에는 외상으로 연탄을 가져간 목록이 빼곡히 쓰여 있다. 맞은편 이발소에는 당시 사용했던 도구들과 당시 상황을 재현한 모형이 전시돼 있다. 길거리에서는 뻥튀기 장수가 금방이라도 옥수수를 튀겨낼 기세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으스스한 전구가 달린 공동변소를 지나 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다닥다닥 붙은 집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벽에 걸린 사진, 소박한 가재도구가 참으로 정겹다. 한쪽 방에는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먹었을 따뜻한 밥상이 놓여 있다.

안방 텔레비전에서는 60~70년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가 한창이다. 무릎조차 제대로 펴지 못할 만큼 좁은 방에 다섯 식구가 모였지만,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응원에만 열을 올린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전봇대와 담벼락에는 촌스러운 영화 포스터와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다. ‘혼식으로 부강 찾고 분식으로 건강 찾자!’ ‘썩은 자는 유흥가로 애국자는 일터로’ ‘인분을 준 채소를 먹으면 회충 십이지장충에 걸린다’ ‘간첩을 신고하면 20만원을 상금한다’ 등 곱씹을수록 재미난 문구에 쉬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때 그 시절을 확실하게 추억할 수 있는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물지게도 져보고, 연탄불도 갈고, 방 안에 들어가 주사위 놀이도 하고, 교복을 입으며 잠시 학창시절을 회상할 수도 있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박물관은 쓱 돌아보면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아담한 규모지만, 물건 하나하나 얽힌 추억을 꺼내보자면 1시간도 빠듯하다.

오랜만에 마주한 추억에 여전히 목마르다면 마지막 코너에 마련된 기념품 판매소에 들러도 좋겠다. 독수리 오형제, 못난이 삼형제, 종이 인형, 쫀득이, 아폴로 등 어린 시절을 함께 나누던 추억의 물건들이 가득하다.

 

위치 인천 동구 송현동 163번지(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하차, 4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문의 032-770-6131~4 www.icdonggu.go.kr/museum

 

관람 시간 9시~18시(매표 마감 17시30분), 매주 월요일 및 설날, 추석날 당일 휴관

관람료 어른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만 5~12세) 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