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목계장터 <신 경 림>

아기 달맞이 2011. 8. 3. 01:02

 

 

 

 

 

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 볕도 서러운 방물 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 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 하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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