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모세의 기적과 굴구이를 맛보는 일출여행

아기 달맞이 2010. 1. 15. 08:24

모세의 기적과 굴구이를 맛보는 일출여행

 

12월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일출여행을 꿈꾸게 된다. 특히 새해 일출 때면 수많은 인파에 묻혀 솟아오르는 해는 보지 못하고, 앞사람의 뒷머리와 끝없이 밀려있는 자동차만 보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일출 명소로 장흥 남포마을을 적극 추천한다. 전남 장흥읍에서 남쪽으로 20여 분을 더 달리면 바닷가에 자리한 용산면 남포리에 자리한 조용한 해변 산악마을이 남포마을이다.

▲ 소등섬 앞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2005 김정수
마을 입구에는 영화 <축제> 촬영장소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이곳이 영화 촬영장소였음을 잘 알 수 있다. 이 마을에서 40여 일간 영화 촬영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화촬영지 하면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지만 그리 흥행한 영화가 아니고, 이미 10여년 전인 1996년에 개봉한 영화라 이제는 영화촬영지라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도 않다.

영화촬영지 기념비가 세워진 바로 앞 바닷가에는 솥뚜껑처럼 생긴 섬이 떠 있어 포구를 껴안고 있는 어머님의 품처럼 아늑하다. 소등섬은 700평 내외의 자그마한 무인도로 하루 두 차례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곳이다. 썰물 때 바닷길이 열리면 시멘트 포장길이 드러나 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 남포마을 입구에 자리한 영화 '축제' 촬영장소 기념비
ⓒ2005 김정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이곳에 노송 10여 그루와 잡목이 우거져 있어 푸르름을 자랑하는 싱그러운 섬이다. 솥뚜껑처럼 생겼다하여 소부등섬으로 불리다가 현재는 적은 등불이란 의미로 소등(小燈)섬으로 불린다. 포구 앞을 막고 있어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섬 끝으로 방파제가 길게 이어져 있다.

이로 인해 포구 안쪽은 항상 호수처럼 잔잔하다. 소등섬은 영화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던 곳이다. 소등섬을 대표하는 아름다움은 일출인데, 그 아름다움은 아직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아 조용하게 해돋이를 맞이 하기에 좋다. 수평선이 아닌 건너편 고흥반도의 산위로 해가 떠오르면 하늘과 바다는 발갛게 달아오른다. 소등섬과 방파제를 배경으로 해가 뜨는 풍경이 장관이다.

▲ 소등섬 앞을 관광객이 거닐고 있다
ⓒ2005 김정수
소등섬 안쪽의 호수 같은 포구에 배들이 정박한 가운데 햇살이 울링거리기 시작하면 숨이 멎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일출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멋진 일출을 보려면 물때를 잘 맞춰서 가야 하는데 일출시간이 밀물(만조) 무렵 2시간 전후일 때가 가장 좋다.

해가 떠오르면 소등섬 앞쪽의 바닷물에 반사되는 햇살로 인해 더 아름다운데, 썰물 때는 소등섬까지 바닷물이 빠져나가기에 일출의 아름다움이 한결 덜하다. 일출시간은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로 들어가서 ‘해·달 출몰시간 안내’를 참고하면 된다. 조석표(밀물,썰물시간)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nori.go.kr)로 들어가서 ‘조석예보’를 참고하면 된다. 장흥지역의 조석표가 안나오는 관계로 위치가 비슷한 녹동(고흥)을 클릭하면 한 달간의 조석표가 나온다.

▲ 바닷길이 열린 소등섬 전경
ⓒ2005 김정수
2005년 12월의 경우 12일과 27, 28일이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일출시간과 거의 비슷한 7시38분(12일), 7시5분(27일), 7시38분(28일)이 만조시기다. 이렇게 거의 일치하는 날은 별로 없지만 이날을 전후로 약 3~4일이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은 날이다.

겨울철의 경우는 음력으로 11일, 26~27일이 일출을 보기에 가장 좋으며, 이날을 전후로 약 3~4일은 일출감상에 좋은 날이다. 반면 일출시간이 간조시간이 되는 음력 6일, 21일은 일출을 보기에 가장 안 좋으며, 이날을 전후로 약 3일간만 피하면 그런 대로 괜찮은 일출을 볼 수 있다.

▲ 소등섬과 방파제 위로 일출이 떠올랐다
ⓒ2005 김정수
소등섬이 있는 마을 끝에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도로변에 깔끔한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영화에서 작가 안준섭(안성기 분)의 집으로 나왔던 곳으로 장례식의 많은 장면이 촬영되었다. 당시 이장이었던 김수진씨의 집에다 행랑채 등을 세트로 지어서 촬영하였는데, 지금도 당시의 모습 그대로 대부분 남아 있다.

집으로 들어서면 영화의 생생한 감동이 느껴진다. 일반 세트장과는 달리 실제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라 튼튼하게 지어져 생기가 넘쳐나는 삶의 공간이다. 자유스런 관람이 보장되지 않는 게 단점이기도 하다. 김수진씨의 집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또 하나의 마을이 나오는데, 이곳에 남포항이 들어서 있다. 남포항에 들어서면 남녘포구의 포근함과 정겨움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입구에서 마을을 바라다보면 동요 '파란나라'를 떠올리게 된다.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파란나라를 보았니 맑은 강물이 흐르는

파란나라를 보았니 울타리가 없는 나라

난 찌루 찌루의 파랑새를 알아요

난 안델센도 알고요 저 무지개 넘어 파란 나라 있나요

저 파란 하늘 끝에 거기 있나요


▲ 영화 '축제'에 안성기의 집으로 나왔던 당시 이장이었던 김수진씨의 집
ⓒ2005 김정수
온통 파란색으로 도배를 한 것처럼 눈이 부시다. 파아란 바다가 호수처럼 펼쳐져 있으며 그 위에 정박해 있는 배들도 대부분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해안가에 쭉 늘어선 슬레이트 집 지붕들도 대부분 파란색 일색이다. 고개를 들면 하늘 역시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어 온통 파란 세상이다. 정말 저 파란 하늘 끝에는 동요 속 파란나라가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

이 마을 앞은 물이 빠지면 남포갯벌이 드러난다. 갯벌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장면 등이 영화에도 나온다. 이곳은 사단법인 한국상록회 장흥지회에서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게 된 곳으로 남포마을 주민들의 고소득원인 굴을 대량으로 채취하는 곳이다.

굴은 11월 하순에서 이듬해 2월 말까지 채취하는데, 이즈음에 찾아가면 싱싱한 굴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굴구이가 별미인데, 이 기간 중에는 비닐하우스를 친 채 굴구이를 판매하는 간이식당이 여럿 들어서서 관광객의 입맛을 유혹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굴을 석화라 부르는데, 화로에 올려놓고 구운 굴을 입안에 넣으면 짭쪼롬한 바다내음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그렇게 영화 <축제>의 촬영현장에서 나만의 작은 축제를 만들어 볼 수 있다.

▲ 물이 들어오자 남포항의 갯벌과 소등섬의 바닷길이 사라졌다
ⓒ2005 김정수


▲ 남포항과 남포마을은 온통 파란색으로 덮혀 파란나라를 연상시킨다
ⓒ2005 김정수


▲ 굴을 채취하고 있는 마을 주민의 모습
ⓒ2005 김정수


▲ 물이 빠지면 소등섬까지 갯벌이 펼쳐진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아름다운 여행지

 

part 1 눈으로 맞는 봄, 꽃구경 떠나기
봄에 피는 대부분의 꽃들은 그 전해에 만들어진 꽃눈이 따뜻한 기온을 신호로 하여 터져나오는 것으로 겨울 날씨가 온난하면 봄꽃이 일찍 핀다. 그래서 벚꽃이 피는 시기는 그해의 봄 날씨에 좌우되는 것이다.
꽃이 피는 것은 주위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와 같은 외부조건을 환경이라고 하는데, 환경에는 온도나 낮의 길이, 물과 공기, 그리고 흙 속의 양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보통 봄에 꽃피는 식물은 낮이 길어지면 꽃이 핀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식물로는 개나리, 진달래, 산수유, 목련, 생강나무, 벚나무 등이 있다.
 
 
동백꽃
이른봄에 붉은색 꽃이 가지 끝에 하나씩 달린다. 꽃잎이 수평으로 활짝 퍼지는 것은 뜰동백, 백색 꽃이 피는 것은 흰동백, 어린 가지와 잎 뒷면의 맥 위 및 씨방에 털이 많이 나 있는 것은 애기동백.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건 뜰동백이다.
 
충남 서천 마량포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는 3월 말이면 동백으로 뒤덮인다. 마량포 동백은 남도의 동백과 달리 꽃잎이 한 겹인 홑동백으로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마량리 동백나무숲에서는 매년 3월 말부터 4월 초순까지 ‘동백꽃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주민들이 나와 직접 잡은 주꾸미를 재료로 볶음, 회, 무침, 샤브샤브 등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판매한다.
찾아가는 길_ 경부고속도로→회덕 JC→연무대 IC→강경(29번 국도)→서천→ 동백정(서면)
문의_ 서천군청 문화관광과(041-950-4017) 주변 관광지_ 한산모시마을,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희리산자연휴양림
 
전북 고창 선운사
운이 좋으면 하늘을 빽빽하게 가린 동백숲길을 걷다 눈처럼 뚝뚝 떨어지는 동백꽃을 온몸으로 맞는 신기한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꽃이 만개하는 3월 말이면 꽃 병풍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산에 오른 뒤 낙조대에서 조망하는 일몰도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내려오는 길에 고창의 명물인 장어와 복분자술을 먹고 구시포 바닷가로 나가 유황돌을 달궈 바닷물을 데운 해수찜을 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찾아가는 길_ 호남고속도로 정읍 IC→22번 국도→고창 흥덕면 소재지로 직진하다 흥덕 검문소에서 우회전→부안면 소재지에서 반암삼거리 방향→선운사 입구
문의_ 고창군청 문화관광과(063-560-2208) 주변 관광지_ 고창읍성, 동호해수욕장, 채석강, 내소사

경남 거제시 지심도
500년 묵은 치렁치렁한 ‘장수 동백’도 만날 수 있고 전국에 몇 안 되는 흰동백도 볼 수 있다. 인근 외도가 1만3000여 평의 꽃동산에 동백이 어우러졌다면 지심도는 아직 유명세를 타지 않아 인적이 비교적 드물다.
찾아가는 길_ 남해고속도로 서마산 IC(14번 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장승포. 장승포 도선장(055-682-2233)에서 오전 8시부터 하루 세 차례 지심도로 향하는 배가 출발한다. 인원이 10명만 넘으면 부정기적으로 배가 뜬다.
문의_ 055-682-2233 주변 관광지_ 장승포항, 대우옥포조선소, 거제대교

유채꽃
유채꽃 하면 꽃이 노란 보통종만을 생각하는데 녹색을 띠며 붉은색 꽃을 피우는 서양종도 있다. 보통종, 서양종 모두 외국이 원산지인데 우리나라에 있는 것은 보통종으로 1962년에 유료작물로 재배하기 위해 들여왔다.
 
제주도 해안 일주도로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봄꽃길은 제주민속촌에서 시작하는 해안 일주도로. 19세기 제주도 특유의 생활풍속을 15만 평의 대지 위에 재현한 제주민속촌에서 지붕과 담장 위에 자연스럽게 피어 있는 유채꽃, 벚꽃, 자목련을 감상한 뒤 유채꽃과 바다가 함께 펼쳐 진 해안 일주도로를 달려보는 것도 한 방법.
찾아가는 길_ 제주국제공항→제주시→97번 국도 끝 표선마을→표선해수욕장 옆 제주민속촌→해안 일주도로
문의_ 제주시청 문화체육과(064-750-7225) 주변 관광지_ 성산포, 외도, 섭지코지

매화꽃
3∼4월에 잎보다 연붉은색을 띤 흰 빛깔의 꽃이 먼저 피는데 향기가 있다. 열매를 매실이라고 하는데 5∼6월에 덜 익은 열매를 따서 소주에 담가 매실주를 만든다. ‘매취순’, ‘설중매’ 등의 이름을 달고 시판되고 있는 술이 바로 매실주.

전남 광양시 섬진강 매화마을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다 보면 지천에 매화나무가 심어져 있는 매화마을이 있다. 산과 밭에 곡식 대신 매화나무를 심어 매년 3월이 되면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백설이 내린 듯, 하얀 꽃구름이 골짜기에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룬다. 매년 3월 중순경이면 전국에서 가장 빠른 꽃 축제인 매화축제가 열린다.
찾아가는 길_ 전주→남원→구례→간전교→다압면→매화마을, 섬진교
문의_ 광양시청 문화관광과(061-797-2363) 주변 관광지_ 느랭이골자연휴양림, 금천계곡, 어치계곡, 망덕포구
 
전남 해남군 보해매원
매화 하면 보통 흰 매화만 생각하고, 국내의 유명 매화농원에서 키우는 매화도 대부분 흰 매화다. 그러나 해남 보해매원에서는 다양한 빛깔을 띤 여러 종류의 매화를 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_ 호남고속도로 광산 IC→나주→목포→영산강 하구둑→대불방조제→영암방조제 또는 영암→해남→진도 방면 18번 국도→806번 지방도. 산이면 소재지를 지나 4km 정도 가면 오른쪽에 보해매원 이정표가 나옴.
문의_ 061-532-4959 주변 관광지_ 땅끝마을, 사자봉 일출, 왕인박사 유적지, 무위사, 월출산 온천욕
 
산수유꽃
층층나뭇과에 속하는 나무로 3∼4월에 노란색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개나리와 느낌이 비슷하지만 꽃 크기가 그보다 작고, 먼저 핀다. 과육이 현기증·월경과다·자궁출혈 등의 치료에 좋아 약료작물로 심었다가 관상용으로 가꾸기 시작했다.
 
경기도 이천시 ‘산수유마을’
원적산 아래 자리한 영원사 가는 길인 송말리에서부터 도립리, 경사리에 이르는 길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를 활용해 매년 3월 말경이면 이천시에서 백사면 도립리와 송말리 일대를 지정하여 산수유축제를 열고 있다. 이천 산수유마을의 특징은 규모는 크지 않으나 곳곳에 앉아 쉴 곳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으로 괜찮다는 것. 도립리가 붐빌 때는 송말리 쪽으로 움직이는 게 좋다. 도립리처럼 고목은 아니어도 수십 년 된 산수유들이 새로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찾아가는 길_ 이천 시내→이포 방향 →산수유마을 이정표→도립1리 산수유마을 이정표 →산수유마을
문의_ 백사면사무소(031-644-8481) 주변 관광지_ 이천도예촌, 이천온천, 이포나루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
구례군 산동면은 우리나라 최고의 산수유 군락지. 지리산 산머리에 겨우내 쌓인 눈이 아직도 희끗희끗하게 남아 있을 때, 산수유가 피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산자락에 등을 기댄 마을은 눈부시게 화사한 꽃마을이 된다. 근처에 지리산 온천랜드가 있어 꽃 여행과 온천욕을 겸하기에 더없이 좋다.
찾아가는 길_ 경부·중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전주-순천간 4차선 산업도로→산수유마을
문의_ 구례군 문화관광과(061-780-2224) 주변 관광지_ 화엄사, 천은사, 문척 동해마을, 지리산온천

 

 

봄꽃따라 떠나는 5색 여행

봄나들이 수줍었나?
서로를 품어주며 살포시 망울 터뜨렸네

봄은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남녘에 상륙한 봄소식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만큼 느린 속도이지만 조금씩 아주 조금씩 북쪽을 향하고 있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가장 일반적 신호는 꽃이다. 조금 있으면 붉고 노란 물감이 온 산하를 물들일 것이다. 자연이 만들어 내는 수채화다. 카메라가 있다면 어디에 앵글을 맞춰도 한 폭의 작품이 된다. 이처럼 소담스럽게 피워 내는 꽃망울은 `춘심(春心)`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대표적 봄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동백, 매화, 진달래, 산수유, 벚꽃 등이 꼽힐 것이다.

■동백꽃: 오동도.거문도.보길도.선운사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 해서, 또는 눈물처럼 꽃을 떨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붉디 붉은 꽃망울은 12월부터 터뜨리면서 5월까지 간다. 그래서 동백은 겨울꽃인지 봄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확실한 것은 지금 가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동백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전남 여수 오동도.거문도.해남 보길도.전북 고창 선운사 등이다. 동백나무가 곳곳에 자라고 있는 오동도와 거문도는 섬 전체가 붉은 동백으로 물들어 있다.

보길도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한 시간 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야 닿는다. 감상 포인트는 세연정, 예송리 해변, 동천석실 등 세 곳이다. 이 가운데 윤선도가 풍류를 즐겼던 세연정 앞의 연못 세연지 주변의 동백은 절경이다.

고창 선운사 동백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보통 3월 말에서 4월에 걸쳐 꽃망울을 터뜨리는데 5000여 평의 보호림에 300년 이상 된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주위를 온통 핏빛으로 물들인다. 4월이면 진달래꽃.벚꽃과 어우러져 알록달록한 장관을 이룬다.

■진달래:

비슬산.영취산

3월 말이면 양지 바른 곳은 어김없이 분홍빛 물결로 출렁인다. 진달래꽃이다.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라는 노랫말이 있을 만큼 지천에 깔려 있다.

이처럼 군락을 이룬 곳이 많은데 대구 비슬산과 전남 여수 영취산이 그 가운데 많이 알려져 있다.

대구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에 걸쳐 있는 비슬산에는 북쪽 정상과 남쪽 조화봉 사이 주능선이 진달래의 주 군락지다. 특히 대견사 터 북쪽 30만여 평의 산자락은 4월이면 온통 분홍빛 천지다. 주 능선에서는 가장 곱고 화사한 진달래 군락지를 구경할 수 있다.

여수 영취산의 진달래는 정상에서 보면 가장 아름답다. 450봉의 동.남.북 삼면이 온통 진달래 군락지이기 때문이다.

■산수유:

구례마을.백사면

봄이면 노란 꽃잎으로,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사람의 눈을 현혹시킨다. 얼핏 보면 개나리와 혼돈을 일으킬 수 있지만 무엇보다 키가 크다. 자세히 보면 조그만 꽃송이가 가지에 맺혀 앙증맞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산수유 마을인 지리산 구례마을은 3월 중순이면 노란 물결로 일렁인다. 3월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4월 하순까지 한 달 넘게 꽃을 피운다. 이곳의 산수유 생산량은 전국의 60%에 이를 정도다.

이천 백사면 경사리와 도립리 일대는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이름을 얻고 있다. 3만 평 부지에 8000여 그루가 꽃을 피우는데 4월 중순이 돼야 볼 수 있다.

■매화: 섬진강 매화마을

추운 겨울을 관통하며 가장 먼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봄의 전령이다. 깊은 산골 어디에선가 눈이 채 녹기도 전에 꽃을 피운다 하여 설중매라 불리기도 하는 매화는 이 때문에 예로부터 선비들이 가장 좋아하던 꽃이기도 하다.

매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전남 섬진강 매화마을이다. 3월 초면 꽃을 피우기 시작해 중순이면 절정을 이루는데 4만여 평에 빼곡히 들어선 10만여 그루의 매화나무들이 새하얀 띠를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매화마을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청매실농원(061-772-4066)이다.

매화마을 북쪽은 화개장터, 동쪽은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평사리다. 3월 하순이면 꽃잎을 떨구면서 벚꽃에 봄의 권자를 넘겨준다.



■벚꽃: 진해.송광사.전군가도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피었다 같은 시기에 꽃잎을 떨군다. 강렬할 향기와 고고함을 대변하는 매화가 군자화라면 소박하게 피어나는 벚꽃은 서민들의 꽃이라 할 수 있겠다. 4월 초 꽃을 피우는 벚나무는 중순이면 하얀 눈구름을 만든다. 바람이라도 불면 봄날 `눈꽃의 향연`을 볼 수 있다.

경남 진해는 벚나무의 도시다. 해마다 4월이면 수백 만의 인파가 도시 전체를 뒤덮는 벚꽃 세상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전북 완주 송광사 들머리도 약 2?뼁?걸쳐 100년 넘는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자동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어서 꽃들이 깨끗하다.

전주와 군산을 잇는 26번 국도(일명 전군가도) 100리(40??의 길 양편은 온통 벚나무여서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길`로 유명하다. 이 길은 일제가 수탈을 위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아스팔트 포장을 한 도로로 벚나무는 1974년 심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