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요리시간

해산물 수제비로 ‘얼었던 몸이 사르르’

아기 달맞이 2009. 12. 31. 07:14


○강릉의 맛

전복해물수제비

새우 ㆍ 낙지 ㆍ 홍합 ㆍ 전복의 해산물과 수제비가 들어가 해물탕처럼 나온다. 몸에 좋다는 해물이 잔뜩 들어가 ‘해물 보양식’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국물이 시원하고 깊다. 추운 몸 달래는 데 적격일 듯. 뚝배기에 담아 내오는데 깔끔한 국물 맛에 쫄깃쫄깃한 수제비가 궁합이 잘 맞는다.

감자옹심이

감자는 강원도 특산물이자 마스코트다. 그래서인지 정동진 근처에는 ‘감자옹심이’ 간판을 내건 음식점이 많다. 옹심이 전문점이 아니어도, 감자전 ㆍ 메밀전병 ㆍ 메밀국수 따위를 취급하는 일반 식당에서도 옹심이를 맛볼 수 있다. 바지락 ㆍ 표고버섯 등을 우려내 국물이 맑고 담백하다. 손으로 뚝뚝 떼어낸 듯이 투박한 모양이지만 맛은 쫄깃쫄깃하다.

순두부

강릉은 순두부의 고향이다. 서울에서 ‘순두부찌개’라며 파는 시뻘건 순두부가 아니라, 아기 속살처럼 희면서도 탱글탱글한 ‘진짜 순두부’가 강릉 순두부다. 가마솥에 직접 끓여 만들어 비린내가 없고 부드럽다. 먹는 방법도 간단하다. 순두부 한 대접과 양념 간장 한 종지면 그만이다. 순두부 한 숟갈에 깻잎장아찌 하나 얹어 먹어도 좋다. 따끈따끈한 국물을 마시면 콩 본래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물회

물회는 원래 어부들의 음식이었다. 풍어를 이룰 때,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쁜 어부들이 '빨리 먹을 수 있고 속도 든든한 것이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만든 음식이라는 것이다. 싱싱한 생선살 몇 점에다가 고추장 몇 숟가락을 넣고 비비다 물을 넣어 마셨던 물회는 어부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고마운 음식’이자 해장국이기도 했다.

물회는 강원도 고성·주문진·사천을 포함한 동해안, 포항을 주축으로 한 경상도, 그리고 제주 등에서 지역적 특색을 보인다. 강릉의 주문진항 근처에서는 강원도식 물회를 맛 볼 수 있다. 초고추장으로 육수를 만들어 살짝 얼리거나 냉장시켜 사용한다. 초고추장엔 설탕·식초·감미료 등이 더해져 자극적인 맛이 강하다. 양념을 회에 직접 비비지 않고 육수를 따로 만들어 회에 부어 먹는다. 회를 다 건져먹고 난 뒤에는 소면을 넣는다.

따뜻한 밥을 말아먹기도 한다. 참가자미를 사용한 물회도 많지만 오징어가 많이 나는 덕에 오징어 물회를 쉽게 볼 수 있다. 몇몇 물회전문집에서는 이색물회도 선보이고 있다. 각종 전복 · 성게등 각종 해산물을 넣어 만든 전복물회와 푸짐한 양푼이 물회 등이다.


○ 울산의 맛

고래찌개

고래의 고장 울산. 고래고기를 삶은 뒤 얇게 포를 떠 수육으로 많이 먹지만, 겨울에는 ‘고래찌개’를 추천한다. 고래살코기 ㆍ 비계 ㆍ 콩나물 ㆍ 무 ㆍ 고춧가루 ㆍ 마늘 등을 넣어 푹 끓여낸다. 맛이나 외관이나 소고기 국밥을 많이 닮았다.

고소하면서도 칼칼한 맛은 소고기국밥과 비슷하지만 삼키기 전 야릇하게 번지는 고래 특유의 향이 이색적이다. 밥을 말아먹으면 더욱 맛있다. 고래 수육은 고래고기 본래의 맛을 느끼기에 좋다. 젓갈에 살짝 찍어 씹어 먹는다. 강양항의 ‘해원’은 특이하게 명이나물을 내놓는다. 새콤달콤한 명이나물이 고래 특유의 향과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매생이칼국수

몸에 좋은 매생이가 칼국수를 만났다. 북어포 ㆍ 양파 ㆍ 무ㆍ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내고, 경남 통영에서 직송한 매생이를 넣고 끓인 칼국수다. 입 안에 감도는 매생이의 보들보들한 식감이 기분이 좋다. 보기와 다르게 뒷맛이 매콤하다. 매생이를 굴과 함께 끓여낸 매생이굴탕도 먹을 만하다.

방수진기자 [fomay@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