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이름으로
詩人 / 안미현
요가로
경직된 하루의 마디를 풀고
종일 고요로 꽉 찬 공기의 미로 속으로
열쇠를 꽂는다.
딸깍! 이가 맞을 때
금속의 열쇠는 무한정 따뜻하다.
밥을 주지 않아도
또렷이 시간을 잡고 있는 시계나
몸에 새겨진 피로를 읽는 소파나
몰핀처럼 신경을 끌러버리는 쟈스민이
일제히 마중 나오는 집.
불은 잠시 켜지 않기로 한다.
어둠에 우두커니 서서
어둠이 눈 밝힐 때까지,
하루종일 바람과 내통한
그들의 역사를 읽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공생하기로 한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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