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공예

한국의 미-조각보 (펌글)

아기 달맞이 2009. 7. 16. 08:04

 

 

가야국의 건국신화에서 자주색 끈에 달려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보자기에 싸여 있는 것은

금상자 였다. 그 금상자 속에는 시조가 될 황금알이 들어 있었다. 즉, 천상의 신성한 비밀을

지상으로 운반한 보자기 속의 황금알에서 지상의 개국이 시작되었다. 이 보자기는 지상에서

처음 시작되는 건국과 그 시조의 탄생을 함께 포용하는 의미를 지닌다 한다. 신화에서 시작을

상징하는 보자기는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혼례의 사주보 풍습에서 그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다. 사주보가 청홍의 이중보로서 특별히 신성시되는 것도 남녀가 결합하는 시작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싸거나 덮기 위하여 헝겊이나 종이로 만든 생활용품인 보자기는 민속에서 초복의

매체, 복을 싸두는 도구로 생각한다. 보자기는 보관과 운반이 편리하므로 수시로 사용되고

일상적으로 밥상보, 이불보, 횃댓보, 책보, 혼서지보, 사주보 등으로 쓰이고 수를 놓은 수보

와 천조각을 이어만든 조각보가 많이 사용된다.


무명과 명주에 쪽, 잇꽃, 치자, 꼭두서니, 쑥 등 다양한 식물로 천연염색하여 이를 소재로

수를 놓아 수보를 제작하였고 보통실은 바탕천과 반대되는 색으로 눈에 드러나게 하는 것이

우리 나라 보자기만의 특징이라 할수 있다. 또 여러 색상을 구성하여 조각보를 제작하는데

구상을 한 후 도안을 그려 채색, 조각천을 같은 크기로 재단, 접어 다림질 한다. 낱장 하나

하나를 겉에서 감친후 안감이 될 천과 홈질해 붙여 뒤집어 다시 한번 감친, 상침으로 마무리

전체적으로 다진다.

이름모를 한 여인이 가족들의 옷을 짓고 남은 자투리 천으로 소박하게 이어 만든 조각보를

유심히 보고 있노라면 조각 하나 하나의 표정이 마치 가족 사진을 연상시키는 느낌이 든다.

양색을 많이 써서 불행을 예방하고 행복을 가져오도록 기원했으며 생일날 국수를 먹듯

조각을 이어서 무병 장수를 꿈꾸고 어망처럼 불행을 걸러내길 바랐던 마음 또한 엿 볼 수

있다.

조각보는 물자를 절약하고 폐품을 활용한다는 의미 외에도, 고생스럽게 만들면 이룰수

있다는 문화적 의미를 담고 발전해 왔다. 또한 그 문양과 표현기법, 구성 양식 등이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로 맥을 잇고 있다. 선인들의 생활 소 도구였던 보자기에서 극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조형 감각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선물을 해야할때 포장지

보다 보자기를 이용하면 받는 분은 버리지 않고 계속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고 아니면

장식용으로 액자에 걸어도 그만이다. 자원의 재활용과 환경보호의 차원에서도 적극 활용

하고 권장해 복을 부르고 싸두는 보자기가 우리의 생활속에 다시 자리를 잡아 각광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