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천연 염색약…시판제품 중 95% 이상 PPD 함유

ㆍ알레르기 유발우려 구입시 주의를

친환경, 녹색, 천연이라는 말처럼 우리를 안심시키는 단어가 없다. 그러다보니 먹거리는 물론 화장품·인테리어 자재 등 이 표현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머리를 물들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들어가야 하는 화학성분들로 유난히 ‘천연’이라는 말과는 친하지 못했던 염색약에도 최근 들어 이 수식어가 따라 붙을 정도다. 천연 염색제인 헤나로 만들었다는 염색약부터 오징어먹물이 들어있다는 천연 염색약 등 천연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천연이라는 광고나 제품 이름만 보고 무턱대고 제품을 선택했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 말만 천연일 뿐 사실상 화학성분 덩어리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특히 염색약처럼 화학성분이 많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에는 정말 ‘천연’이 맞는지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해 봐야 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말 오징어먹물 염색약 광고에 대해 과대광고라고 규정하며, 천연 염색성분으로 오해하지 말 것을 권고했으며, 이어 최근에는 일부 제품에 대한 일시 판매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염색약, 특히 흰머리를 검게 물들여주는 새치 염모제의 경우에는 화학성분을 모두 없애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미리 확인해 이 성분들을 피하는 방법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염색약 성분 중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7개 물질이 함유된 경우, 반드시 피부시험 실시에 대한 경고문을 포장에 표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해당 성분은 △p-페닐렌디아민 △2-메칠-5-히드록시에칠아미노페놀 △m-아미노페놀 △톨루엔-2, 5, -디아민 △N, N‘ 비스(2-히드록시에칠)-p-페닐렌디아민설페이트 △p-메칠아미노페놀 △프로필렌글리콜 등이다.

특히 이 중 ‘p-페닐렌디아민(PPD)’은 인체에 가장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도 지난해 8월 ‘염모제 안전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염모제 성분 중 PPD가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PPD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기 때문에 피부에 접촉되면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 진피층 아래 피하세포와 혈관까지 도달해 신장과 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실제로 일반인은 3%, 헤어드레서는 15%에서 PPD에 접촉된 뒤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염색약의 95% 이상에 PPD가 함유돼 있기 때문에 염색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피부에 패치테스트를 해 자신에게 맞는 염색약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PPD 성분이 없는 염색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PD가 포함되지 않은 염색약으로는 ‘중외제약 창포엔’과 ‘P&G 웰라트리트먼트칼라’ 등이 있다. 이 제품들은 PPD 대신 ‘황산 톨루엔-2, 5- 디아민’을 사용한 것으로, 앞선 기술력을 통해 염색 효과 또한 높였다. 특히 중외제약 창포엔의 경우에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탈모를 억제시키는 효능이 있는 창포가 함유돼 있어 두피와 모발을 잦은 염색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