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scTitle/물안개 사는 이야기

2004/11/16 (화) 23:54 /인사동 귀천이라는 차집에 가보셨나요

아기 달맞이 2009. 1. 13. 15:49


 
인시동에 귀천이라는 차집에 가보셨나요 
인사동에 가면 
박씨 물고 온 제비. 학교종이 땡땡땡 
오! 자네 왔는가. 내 남편은 나무꾼 등등 
흡사 소설 같은 이름의 찻집들이 많이 있답니다 
저도 처음으로 
그곳에 가보았답니다 
간판을 흘깃거리면서 인사동 후미진 
막다른 골목으로 찾아 들어섰습니다
귀천  천상병 시인님 부부가 하시던
지금은 부인( 목순옥)이 홀로 하신다는 찻집이지요  
부산에 살고있은 후배가 왔을때 물안개가    
인사동 구경을 시커주면서 ...
저도 꼭 인사동에 가면 들러보리라 생각했던곳이라서 
점심식사후에 차는그곳에서 ...
허름한 문을 밀고 들어서면 어스름한 실내가 
천천히 시야로 들어옵니다 
사진에는 실내가 많이 넓어 보이지만 5-6명 앉으면 
될정도로 아주 작은 공간이지요 
나무의 투박한 결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거친 탁자와 창호지로 갓을 싸준 낮은 전구
세월의 때가 묻어 있는 듯한 빛바랜 벽지 
녹슨 쇠 장식이 달린 오래된 반다지
낡은 의자가 전부인데   
처음 온것이지만 왠지 낯익은 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귀 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어른 밥 주발 만한 그릇에 따스한 대추차를 받아 마시면서 
빛바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 몇 점 사이에 걸린 시 
'귀천' 시가 한눈에 들어오드라구요 
아이처럼 파안대소하는 천진한 웃음을 
짓던 시인을 님들도  기억하시지요 
시인님이 하시던 말씀이 기억이납니다 
세상에서의 나들이가 아름다웠노라고... 
차집에서  만나 뵙고 싶은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시를 사랑했고, 가난과 상처를 감싸 안으며 
지켜주기 위해서 기꺼이 소풍 길에 동행자가 되어 준 목순옥여사님  
호된 시련으로 아무 것도 지니지 못한, 길 잃은 아이 같은 시인을 
만나서 육신으로 나눌 수 있는 부부의 정을 마음껏 주시던 
그분을 뵙고 싶었지만 뵙수가 없었고... 
젊은 여인이 있었는데 아마 문순옥여사가 
쓴책글을 기억한다면 아마 조카가 아니까 생각을 했답니다 
날개없는 새 짝이 되여서 (문순옥여사님 책)
철부지 아이같은 시인을  헌식적으로 돌보고 많은 
사랑을 주었던 문옥순 여사 정말로 존경하고 싶었던 분이였지요 
물안개 가끔 남편이 미워질때...그럴때 문옥순 여사님이 
쓴글을 자주 보면서 잠시 잠시 반성을 하지요  
그래서 이책을 화가나고 미울때 여러번 읽었답니다ㅎㅎㅎㅎㅎㅎ
나 또한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많이 아팠했던 
기억들 모두잊고   
시인의 마음처럼 처럼 하늘로 돌아가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남은 시간들 어떻게 보내야할까요 
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