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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환 前선관위장, 퇴임 다음날.. 8평 편의점 `알바`

아기 달맞이 2013. 3. 8. 07:55

 

아내와 팔다 남은 도시락으로 점심

 

 

김능환(62) 前 선거관리위원장이 퇴임 다음 날인 6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24시간 편의점에서 '알바'에 나섰다.


서울 상도동의 8평 남짓한 편의점은 아내가 얼마 전 시작한 생활전선이다.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카운터에서 서서 일하는 김 전 위원장은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일을 한다.


부인 김문경(58)씨도 평범한 차림으로 물건을 진열하고 창고 정리를 했다.

두 사람은 김 전 위원장이 1980년 전주지법 판사로 임용된 직후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김씨는 33년간 집안 살림만 했다. 김씨는 "남편은 판사 생활을 하는 동안 혹시 내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릴까 봐 항상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했다"며 "이제는 내 마음대로 장사하니까 행복하다"고 했다.


김씨는 남편이 지난해 대법관을 퇴임하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퇴직금으로 편의점과 채소 가게를 냈다.

두 가게는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겨울이라 채소 가게는 운영하지 않고 창고로 쓰고 있다.


전직 대법관의 편의점 재취업은 국민에겐 낯설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주고 있다.

대법관 6년에 중앙선관위원장을 2년여 했으니 대형 로펌에 고문으로 이름만 걸어도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변호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며 "당분간 자유인으로 아내를 도우면서 서민으로서 경제생활을 하겠다"고 했다.


부인 김씨에게도 "솔직히 서운하지 않으냐. 공직에 있으면서 돈도 얼마 못 벌었는데 남들은 다 변호사 해서 전관예우로 큰돈 벌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씨는 "그건 바깥사람 일이고 나랑은 상관없다"며 "나는 지금 생활이 매우 좋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공직에 다시 나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 공직 생활은 어제로 끝이다. 앞으로 공직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새 정부 출범이 표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그는 "내가 관여하거나 평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날 점심을 부인과 함께 편의점에서 팔다 남은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그는 작년 3월 9억5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